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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니면 내려가세요" 19일 밤 혜화역 이용 막혀 - 19일 밤, 4호선 혜화역 약 1시간 무정차 통과 - 시민들 지하철 이용 어려움 겪어 - 시민 A씨 "장애인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들여보내줬다" 주장
  • 기사등록 2024-04-22 15: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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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밤 '지하철 시위'를 막기 위해 동원된 경찰 인력이 장애인 및 비장애인 시민들의 통행을 규제해 논란이 됐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서울시 종로구 혜화역에서 경찰이 역 입구를 막고 장애인을 포함한 시민들의 통행을 규제해 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 오후 8시, 혜화역에 위치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제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진행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부터 '혜화역 직원이 차가 끊길 때까지 장애인은 혜화역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오후 8시 24분, 역 계단을 기어서 내려가고 있는 장애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장애인이 통행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와 지하철 입구를 막은 탓에 비장애인 승객 역시 지하철 이용에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날 공연 관람 후 귀가를 위해 지하철 역으로 나온 A 씨는 "장애인 영화제가 있던 마로니에 공원 쪽 2번 출구와 1번 출구를 경찰들이 막고 있었다"며 "한 명 한 명 휠체어를 탔는지 타지 않았는지 확인한 후 통행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19일 밤 2번 출구를 가득 메운 경찰 인력. 사진 제공 A씨또한 A 씨는 "2번 출구 쪽에 노약자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는데 이 또한 막았다"며 "1번 출구 쪽에선 비장애인 시민들이 장애인 시민들과 함께 경찰에 항의해 마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왔던 A 씨의 지인은 인파 탓에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해 버스를 놓쳐 결국 표를 새로 끊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민들은 하행선을 이용하지 못했으며, A 씨는 "많은 시민이 버스로 몰리거나 택시를 불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후 10시쯤 뮤지컬 관람을 끝내고 나왔던 B 씨는 정작 장애인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에 가고 있었는데 2번 출구 부근에 경찰이 빽빽하게 붙어서 아예 입구를 막고 있는 걸 보고 무슨 사고가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19일 밤 2번 출구를 가득 메운 경찰 인력. 사진 제공 A씨1번 출구로 이동한 B 씨는 "사람들이 다 경찰들 사이로 지나가길래 나도 지나서 내려갔는데, 경찰이 역을 점거한 것처럼 많았다"고 주장했다. A 씨와 마찬가지로 '하행선 이용이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은 B 씨는 경찰로부터 "동대문 방면이 아예 막혔으며, 현재 지하철이 무정차로 역을 통과하고 있다"는 답을 들었다.


B 씨는 "시위 하나 하는데 경찰이 이렇게 많이 동원된 걸 보고 진짜 무서웠다"며 "다신 겪고 싶지 않았다"고 당시 느낌을 밝혔다.


역 안에 있는 경찰과 시민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경찰 측은 이날 통행 규제 이유를 '장애인 단체 기습 탑승 시위'라 밝혔다. 공동투쟁단은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하루 전인 오전 8시부터 1박 2일 집회에 들어갔으며, 장애인 권리보장법 및 장애인 탈시설지원법, 서울시의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예산 복원 등을 주장했다. 


한편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규식 대표는 이날 특수재물손괴 사유로 현장 연행됐다. 


[한국미래일보=최세희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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