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강석준 대학생 기자]
도쿄에 위치한 아키하바라
일본 애니메이션의 선풍적인 인기는 계속된다.
지난해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23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조사 기관인 제국데이터뱅크(TDB)에 따르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2023년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들의 매출이 3390억 엔(약 23억 달러)에 달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TV 애니메이션(TVA) 제작 편수와 VOD 서비스의 급성장 그리고, 코로나 기간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결과다.
과거 일본 애니메이션은 주로 ‘오타쿠’라 불리는 소수의 마니아층이 즐기는 콘텐츠로 인식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반면,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최근 <사랑의 하츄핑>이 국내에서 대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그 이전에는 2000년 작 <마당을 나온 암탉> 외에는 사례가 거의 없다.
한국이 음악, 영화 등 여러 문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데 반해,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같은 문화권을 공유하면서도 다른 길을 걸어온 일본의 사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섬세하고 방대한 세계관의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애니메이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치밀한 각본과 내포된 철학적 주제이다. 한때 한국에서도 널리 인기 있던 <진격의 거인>이 대표적인 예이다.
진격의 거인 포스터 진격의 거인은 이사야마 하지메 작가의 대표작으로 미지의 거인을 소재로 한 만화이다. 첫 화를 보면 단순히 거인을 무찔러 잔인함을 강조하는 전쟁영화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인물 간의 복잡한 관계와 방대한 세계관, 그리고 여타 다른 애니메이션에서도 자주 다루어지는 ‘증오의 대물림’이라는 주제의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그 속에서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등장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이다.
일본의 정수를 담은 애니메이션
일본 전통의 문화를 제대로 묘사한 작품도 있다. 바로 <귀멸의 칼날> 이다. 일본의 다이쇼 시대(1912~1926년)를 배경으로 하며, 주인공 탄지로가 도깨비들을 무찌르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치 전국 시대의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하며, 일본 전통문화를 진수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작품과 이를 반영한 높은 사회적 인식
한국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사랑의 하츄핑>이나 <뽀로로> 등이 그 예이다. 물론 2000년~2010년 대 한국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라 불리는 시기에 나온 <고스트 메신저>, <돼지의 왕>처럼 작품성이 뛰어나고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특정 연령층을 목표로 제작된다.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은 단순히 어린이용 콘텐츠를 넘어 성인도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부터 <도쿄 구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시청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향수는 오프라인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도쿄, 오사카 등 일본 전역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거리에는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시선을 끌고, 다양한 굿즈샵들이 있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당당하게 소비할 수 있어 애니메이션에 대한 높은 사회적 인식을 보여준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은 한국 애니메이션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킹덤은 한국의 아름다운 궁궐과 문화를 좀비물과 자연스럽게 엮을뿐더러 나름의 세계관을 구축하여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이 말했듯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연령층을 타깃으로 한 작품들이 나와야 한다. 2011년 한국을 강타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어린이 대상 콘텐츠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디즈니, 픽사, 지브리 스튜디오 등에서 제작된 작품들은 개봉 시 상당한 상영관을 가져가지만 국내 애니메이션은 상영관 수가 현저히 적으며 예매 순위권에서도 뒤로 밀려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