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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탄핵 변론 발언 논란… '계몽령'과 '불법 지시 거부' 주장, 적절한가? 이재원 기자 2025-02-13 00:00:01

[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을 ‘계엄령’이 아닌 ‘계몽령’이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을 통제하기 위한 군사적 조치가 아니라, 오히려 ‘국민을 깨우기 위한 조치’였다는 해석이다. 이는 일부 극우 성향의 인사들이 사용해온 용어로, 대통령 측이 공식 석상에서 이를 언급하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또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국회의원 체포 지시와 관련해 “의원이 아니라 군 병력 요원을 빼내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기존의 이해와 상반되는 내용으로, 당시 계엄 문건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발언들은 과거 윤 대통령이 ‘바이든’과 ‘날리면’ 논란을 일으켰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대통령의 발언이 ‘바이든’이었는지 ‘날리면’이었는지를 두고 해석 차이가 발생했고, 결국 법원은 MBC에 정정보도를 명령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논란이 반복될수록 국민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불법적인 지시는 따르지 않을 것이라 믿고 지시를 내렸다'는 논리의 모순


윤 대통령은 탄핵 변론 과정에서 “군이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자신은 위법한 조치를 지시했지만, 부하들이 그것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는 것이다. 이는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논리로 비칠 수 있다.  


대통령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불법적인 지시를 내렸더라도 최종적으로 실행되지 않았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이는 지휘체계에서 최상위 책임자인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했을 가능성을 간과한 주장이다. 만약 대통령이 군 지휘부에 ‘내란’에 해당하는 명령을 내렸다면, 이를 실행 여부와 관계없이 그 자체로 법적 책임이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과거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제 발언과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탄핵 변론에서의 주장은 자신의 책임을 부하들에게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다. 대통령이 부하들의 자율적 판단을 믿고 불법적 명령을 내렸다면, 이는 국가 시스템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내란죄와 살인죄, 무엇이 더 중한가?


한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판사 출신)은 윤 대통령에 대한 당시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아무리 살인범, 현행범이라고 해도 법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과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대한민국 법체계에서 내란죄의 위상을 간과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형법에 따르면, 내란죄는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는 행위이며,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로 간주된다. 국가의 근본 질서를 위협하는 내란죄는 한 개인의 생명을 침해하는 살인죄보다 형량이 더 높다.  


반면, 살인죄는 개인의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로 그 자체로도 중범죄이지만, 내란죄와 비교할 때 국가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의 체포영장 집행을 살인범의 체포 방식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한 논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법치주의의 원칙에 따라 혐의의 중대성에 비례한 법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내란죄와 같은 중대한 혐의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과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대통령의 논리라면, 살인 혐의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대통령이 내린 명령이 실제로 실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법적으로도 명확하다.  만약 윤 대통령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살인 혐의자는 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건강한 시민이라면 내가 휘두른 칼을 피할 줄 알았을 것이다. 아무도 죽지 않았고, 경고성 차원으로 칼을 꺼내든 것은 단순한 해프닝일 뿐이었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불법적인 지시는 따르지 않을 것이라 믿고 지시했다’는 논리는, 책임 회피를 위한 정치적 발언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직무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논란이 지속될수록 국민들은 더욱 큰 불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발언이 반복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국민들은 더 이상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보다 명확하고 책임 있는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지도자로서 윤 대통령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무게를 깊이 새기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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