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정영준 대학생 기자]
북극항로는 오래전부터 꾸준한 세계적인 화두였으며, 이미 일부 구간에서는 상시 운영되고 있는 항로다. 2024년 유럽은 북극항로를 통한 선박 통과 역대 최고 횟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 북극항로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를 두고 미·중·러 패권 다툼과 함께 북극항로의 허브항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전 세계가 북극항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개척으로부터 오는 이점 때문이다. 수에즈 운하의 대체자로 기대되는 북극항로를 이용함으로써 서유럽에서 아시아까지 항로를 40%까지 단축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물류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1990년대부터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에서 선원 납치 및 선박 억류를 일삼는 해적을 피할 수 있고, 중국·대만 무력 충돌 시 남방항로 이용 한계 우려로부터도 자유롭다. 2021년 3월 23일, 수에즈 운하 ‘에버 기븐호’ 좌초 사고로 인해 글로벌 물류가 상당히 마비가 되면서 대체 항로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부각되었다.
이외에도 미국이 특히 북극항로를 욕심내는 이유는 따로 존재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및 에너지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해 알래스카에 매장된 LNG 채굴 후 북극항로를 통해 알래스카 내 주요 도시와 우방국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약 300년간 덴마크의 지배를 받아온 그린란드 차지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하면 북극해의 절반을 차지할 수 있으며 국가 주요 전략물자 사업에 활용 가능한 자원 및 석유·천연가스 또한 손에 넣을 수 있다. 최근 미국은 러-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미·러 북극협력 의제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러시아 역시 꾸준히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개발 노력을 해왔다. 말레이시아, 인도 등의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아르한겔스크 항구를 컨테이너 화물의 핵심 허브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에 북극항로 개척을 포함시켰다. 러시아와 중국은 2024년 11월에 북극항로 공동 개척에 합의하기도 했다.
한국은 최근에서야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해운의 특성상 선점 효과가 매우 중요한데, 너무 늦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북극항로가 개설될 경우, 부산항에서 유럽까지 기존 수에즈 운하(남방항로)에 비해 약 7,000km의 거리(약 30%)와 10여 일의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20~30%의 물류비 절감도 이루어 낼 수 있다. 2025년 2월 13일, 부산시는 ‘북극항로 개척 TF’를 조직했으며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세계 7위 컨테이너 항만이자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의 입지를 감안했을 때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거점 메가 허브항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경쟁 항구로는 중국의 텐진항, 일본 훗카이도의 토마코마이항이 있다.
삼성중공업의 쇄빙유조선 [사진제공: 삼성중공업]또한, 북극항로 개척으로 인해 전 세계 해상전력 강화 시도가 이루어지면서 함정 주문이 증가하고 있고, 주요국들의 쇄빙선 건조 주문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고부가가치 조선 기술을 가진 한화오션 및 삼성중공업 등의 기업들에게 큰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극항로 개척 관련 정부 차원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하지만 2025년 3월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 지역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으나 견해차만 확인하고 아무 합의점도 찾지 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산을 중심으로 동남권이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논해 다른 어떤 정치 세력보다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박형준 부산시장은 북극항로가 중요한 문제인 것에는 공감하나, 부산을 싱가포르, 홍콩과 같은 국제적 경제 자유 도시로 조성하는 법안인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추진이 더 시급하다고 반박했다.
대한민국은 전통적으로 ‘다자주의’ 외교 노선을 택해왔다. 따라서, 북극항로 문제 역시 주요 선진국들의 공동의 목표에 함께하면서도 국익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2030년 여름철 북극 얼음은 완전히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가오는 시대의 변화에 앞서 국내 갈등을 해결하고 국익을 먼저 생각해 정치권이 움직이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