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이승민 대학생 기자]
미국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취임 후 첫 100일을 일종의 ‘허니문’ 기간으로 본다. 언론도, 의회도, 국민도 새로운 대통령의 초반 행보에 대해 평가를 유보한 채 지켜보는 관례다. 이에 힘입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향해 전방위적인 관세 폭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2025년 1월 20일 취임 이후, 아직 약 40일의 허니문 기간이 남아 있는 그는 우방과 경쟁국을 가리지 않고 러시안 룰렛처럼 무자비하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저서 (출처 : YES24)
첫 타깃은 예상대로 미국의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펜타닐 등 마약 유입 차단과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전략 자원에 대한 수출 통제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무역 전쟁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1월 초 LA 산불 당시, 캐나다는 소방헬기를 보내 미국의 진화 작업을 지원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철강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국가적 위기를 도운 대가는 감사가 아닌 관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캐나다는 온타리오주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전기에 25%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보복 조치에 나섰으나 하루 만에 이를 철회했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와 불법 이민 차단을 명분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 내부 산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해 실제 시행은 일정 기간 유예되었다. 중국이나 캐나다와 달리 미국 경제에 높은 의존도를 가진 멕시코는 정면 충돌을 피하고, 외교적 협상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 전쟁은 3월 들어 유럽으로 확산됐다. 그는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U는 미국과의 무역 전면전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우려해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자동차와 농산물까지 관세 대상으로 거론하자 EU 내부 여론과 산업계의 반발이 거세졌고, 결국 강경 대응이라는 노선으로 전환했다. EU는 4월부터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아직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 부과 정책을 밝히지 않았다.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는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성도 관세 판단을 유보하게 만든 요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미 FTA로 관세율이 이미 설정되어 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미국의 무역적자 상위국 명단’에는 한국이 8위(약 95조 원 규모)로 이름을 올렸다. 오는 4월 2일 예정된 미국의 국가별 관세율 발표에서 한국이 러시안 룰렛을 피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