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박수빈 대학생 기자]
- 프롤로그. 빈 좌석의 메시지
이미지= Freepik 제공
지난 1월,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의 GV 현장에서 주연배우 이성민과 송중기는 영화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성민은 “올 때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극장에 관객이 없을 때 배우들은 참 힘들다. 그런 기간에 특히나 영화를 개봉하면 정말 죽고 싶다”며 고백했다. 송중기 역시 “요새 한국 영화가 너무 어려운 상황인데, 지금은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상황”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같은 배우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보고타’는 누적 관객 42만으로 흥행에 참패하며 극장에서 조기 퇴장했다. 손익분기점인 300만에 한참 못 미친 숫자였다.
5월의 셋째 주 화요일, 건대의 한 대형 영화관을 직접 찾았다. 다양한 영화가 상영 중인 오후 4시였지만, 사람들로 붐벼야 할 매표소 앞은 한산하기만 했다.
건대 롯데시네마, 상영 시작 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현장에서 만난 20대 관객 A씨는 “지난해 1년간 영화관에서 시청한 영화가 단 4편뿐”이라며 “영화관에 방문한 것은 거의 반년 만”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20대 관객 B씨는 “작년에도 영화관을 자주 오긴 했으나, 확실히 예전보다 방문이 부담스러워졌다”고 밝혔다. 두 관객 모두 ‘가격’을 주요한 진입장벽으로 꼽았다. 또, 그러한 탓에 이제는 영화관 대신 OTT를 찾게 된다고 답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영화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KOIFC)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영화관의 연간 관객 수는 약 2억 2백만 명이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며 영화관은 직격타를 맞았다. 그해 연간 관객 수는 5,000만 명대로 급감했고, 2021년에도 6,000만 명 수준에 그치는 등 암울한 상황은 이어졌다.
문제는 코로나19가 공식적으로 종식된 2022년 이후에도 산업이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2023년 연간 관객 수는 약 1억 2,514만 명으로 2021년 이래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팬데믹 이전 대비 44.8%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해 극장 매출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에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은 지점을 연쇄적으로 축소했고, 남은 영화관들은 좌석을 줄이거나 운영시간을 단축했다.
그렇게 남은 것이 현재의 영화산업이다.
- 1부. 위기의 실체: 영화관은 왜 사라지고 있나
◆ 코로나 이후 OTT 서비스의 급성장
영화산업 위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급성장이다. OTT는 등장 초기 극장을 보완하는 수준으로 등장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며 폭발적으로 성장해 현재는 영화의 대체재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팬데믹으로 영화관이 폐쇄된 동안 관객들은 OTT로 충분히 영화관만큼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고, 이는 곧 관람 습관 자체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미지= Freepik 제공
OTT의 가격 경쟁력도 주요한 요소였다. 과거 8,000원 수준이던 영화표가 근 몇 년 새 15,000원 선까지 오르며, 가격에 부담을 느낀 관객들이 많아진 것이다. 일부 IMAX, 프라임 타임 상영의 경우, 인당 2만 원대 요금도 드물지 않다. 이를 고려할 때, 월 5,000원 내외의 가격으로 무제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OTT는 관객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었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의 통계에 따르면, 5대 OTT 플랫폼의 월간 평균 이용자 수(MAU)는 2024년 기준 약 850만 명까지 증가했다. 이제 관객들은 개봉일을 기다려 영화관에 고가의 가격을 지불하기보다, OTT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집에서 영화 보기를 선호하게 되었다.
◆ 정부의 지원 축소
팬데믹 이후 정부는 영화산업 지원 예산을 축소했다. 과거 매년 수백억 원 규모로 책정되던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 예산은 대폭 줄었고, 이에 독립·예술영화 및 각종 영화제에 대한 지원도 함께 삭감됐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영화 제작부터 배급까지 이어지는 산업 전반에 구조적인 타격을 입혔다.
정부의 지속적인 영화계 지원 축소는 영화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영화제 운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이 영화산업의 위기를 호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중이다.
◆ 낮아진 영화의 질
더불어 영화 콘텐츠 자체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 대중의 의견이다. 최근 상영작 리스트를 보면, 과거 작품의 재개봉이나 프랜차이즈물 중심의 편성이 두드러진다. 일명 ‘뻔한’ 콘텐츠가 극장을 매우게 되고, 중소 규모 제작사의 신선한 신작은 상영관 확보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빈 좌석이 주는 메시지는 회복 가능한 기회일까, 영화산업의 종말일까.
공동취재: 박수빈, 변성민 대학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