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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채용의 역설: 지원자도 면접관도 챗GPT에 의존한다 AI, 채용의 전 과정을 뒤덮다…지원자도 기업도 불안하다 윤소윤 대학생 기자 2025-09-18 13:00:02
AI는 자기소개서 작성부터 면접 평가까지 채용 전 과정을 장악했다.

[한국미래일보=윤소윤 대학생 기자] “The Job Market Is Hell. Young people are using ChatGPT to write their applications; HR is using AI to read them; no one is getting hired.” 미국 언론인 애니 로우리(Annie Lowrey)의 진단은 지금 한국 채용시장에도 그대로 겹쳐진다. 구직자는 챗GPT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기업은 AI로 그것을 걸러낸다. 그러나 정작 채용 결과는 제자리걸음이다.

 


AI 챗GPT에게 경험을 지어내어 기자 자기소개서를 작성해달라 해보았다. / 윤소윤

AI, 취업 준비생의 ‘기본 장비’로

한국갤럽이 올해 6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10명 중 6명 이상이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 준비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서울의 한 대학 취업지원관은 “AI 초안 없이는 이력서를 쓰기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결국 문장이 획일화되면서 차별화가 더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웃소싱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이력서 분석, 직무 적합성 예측, 영상 면접 평가 등 채용 전 과정에 활용되고 있으며, “객관적인 평가 기준 제공과 시간 절감”이라는 효용이 강조된다.

 


서울특별시 

기업 또한 AI 없이는 채용이 안 굴러간다

기업 역시 넘쳐나는 지원서를 감당하기 어렵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AI 면접을 도입한 대기업·중견기업 비율은 약 38.5%이며, 이중 상당수 기업이 이력서 스크리닝 단계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AI는 지원자의 문장을 분석해 직무 적합도를 점수화하고, 특정 키워드 출현 빈도를 체크한다.

올해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AI를 키워드로 포함한 채용 공고는 올해 1분기에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28% 증가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이미 채용 전략의 핵심으로 편입됐음을 보여준다.


특권층과 평범한 지원자 사이의 간극

그러나 데이터 과학자 캐시 오닐(Cathy O’Neil)은 『대량살상수학무기』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유서 깊은 법률 회사나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는 추천서와 대면 인터뷰를 훨씬 선호한다. 특권층은 대인 면담으로 평가받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기계가 일괄적으로 처리한다.” 한국에서도 이 현상은 뚜렷하다. 상위 로펌, 의대 교수직, 명문 사립대 채용은 여전히 추천서와 심층 면접, 학맥이 중요한 반면, 대기업 공채·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중소기업 채용은 AI 서류 필터링이 절대적이다.

흥미로운 건, AI가 단순히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성과 지표에서 인간을 앞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는 점이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AI 면접관을 거친 지원자가 인간 면접관을 거친 지원자보다 채용 제안률이 12% 높았고, 실제 입사 확률은 18%, 30일 이상 근속할 확률은 17% 이상 높았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AI 채용이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성과 극대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구직자에게는 “AI를 안 쓰면 뒤처질까 두렵고, 쓰면 획일화된다”는 불안을 남기고, 기업에는 “AI 없이는 채용이 불가능하지만, 공정성 논란은 커진다”는 부담을 안긴다는 점이다.

HR 컨설턴트들은 이를 “AI 필터를 통과하려고 AI를 쓰는 악순환”이라고 부른다. 결국 지원자도, 면접관도 점점 더 기계 뒤에 숨어버리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 AI 사용 여부와 범위의 투명한 공개, △ AI+인간 혼합 심사, △ 정기적인 공정성 검증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또한 구직자에게는 “AI 초안 이후 반드시 본인 경험과 목소리를 입히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채용시장은 이미 AI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AI가 양쪽 모두를 장악했지만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이어진다면, 채용은 효율 대신 불신만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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