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유럽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인한 전략·정책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연대’와 ‘지원’이라는 기조가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민 여론의 피로감과 각국의 국방 준비 강화가 맞물리면서 유럽 내 내부 균열과 대응 방안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먼저 유럽 대중의 여론을 보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여론이 여전히 상당 수준이지만 점진적 하락세가 확인된다. 유로파운드(Eurofound)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전체에서 2022년에는 난민 환영 여론이 약 88%였으나, 2024년엔 약 71%로 감소했다. 특히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계층에서 “정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너무 많은 지원을 했다”는 응답이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유로파운드는 또한, YouGov 조사에선 서유럽 여러 국가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지원하겠다”는 응답이 급감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전반적으로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집권국 국민들의 지원 피로감과 비용부담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유럽 각국은 단순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자국의 군사 대비태세를 재정비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변화가 상징적이다. 독일 국방부는 앞으로 10년간 병력을 현재 약 18만 명에서 약 27만 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현 단계에선 징집제도를 유지하되, 지원 인력이 부족할 경우 의무복무(징집)를 재도입할 수 있다”는 개편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지 장비 확충이나 예산 확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병력 운용과 국민복무제도 측면에서도 전쟁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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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럽이 두 방향에서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지원과 동시에 긴장이 내재돼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지원이 여전히 대다수 국가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그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증가하고 있으며, 자국 국방 인프라를 스스로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는 곧 “우크라이나만을 위한 전쟁”이 아니라 “유럽이 직면한 구조적 안보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환기”라는 인식의 변화로 읽힌다.
그러나 이 구조에는 여러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 첫째, 지원의 지속성이다. 우크라이나가 2026년 방위비로 약 1200억 달러(약 120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실제 지원 여력과 대중적 지지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둘째, 유럽 각국의 군사 대비가 장비 중심 혹은 인프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정작 신속 투입 가능한 병력·무장 대비 태세에서는 갭(gap)이 지적되고 있다. 셋째, 여론과 국방정책 사이의 간극이다. 예컨대 이탈리아는 군비 확대보다 사회복지 우선 여론이 강하며, 전쟁 상황에서 확대된 군사 개입보다는 평화협상과 타협을 선호하는 국민 정서가 존재한다. 이러한 국내 여론의 분열은 유럽 내 통일된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한국 시각에서 보면 이 같은 유럽의 변화는 한국과 동북아 안보 환경에도 의미가 있다. 한국 역시 주변국들의 군사 행보·정책 전환을 주시해야 하며, 유럽의 사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지원 모델”과 “국가 방위체계 개편”의 교훈을 적절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지원 부담이 계속될 경우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유럽 여론의 흐름은 우리나라의 해외 원조나 안보 협력 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