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검찰의 항소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여야를 가로질러 정치권의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1심에서 유죄가 나온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 “검찰이 항소해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고 압박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에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결정을 “권력 눈치 보기이자 특혜”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로 다른 사건을 두고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지만, 핵심은 “검찰이 왜 항소를 선택하거나 포기했는가”라는 동일한 질문으로 수렴된다.
먼저 패스트트랙 사건은 2019년 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싸고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 진행을 물리적으로 막으며 충돌이 벌어진 사안이다. 서울남부지법은 11월 20일 나경원 의원과 송언석 원내대표 등 26명 전원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국회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나 의원은 벌금 총 2,400만원(특수공무집행방해 2,000만원 + 국회법 위반 400만원), 송 원내대표는 총 1,150만원(1,000만원 +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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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회법 위반 벌금이 각각 500만원 미만으로 나와 ‘국회법 위반 벌금 500만원 이상 확정 시 의원직 상실’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의원직은 유지된다. 민주당은 “폭력으로 의사결정을 막은 행위가 유죄로 인정된 만큼 항소를 통해 형을 다퉈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할 경우 사실상 정치적 책임만 남고 법적 책임은 약화된다는 논리다.
반면 국민의힘이 전선을 넓히는 곳은 대장동 사건이다. 최근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재판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공소권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결정이 현 정부와 이재명 대통령을 의식한 ‘선택적 항소 포기’라고 주장하며 장외 집회와 국정조사 요구까지 걸고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항소 포기 결정에 관여한 검사 인사까지 문제 삼으며 “정권식 신상필벌”이라고 비판했고, 당 지도부는 대장동 항소 포기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와 보수층에서는 항소 포기가 “사법 정의에 대한 후퇴”라는 반발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여론은 양분돼 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선 대장동 항소 포기 이후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검찰개혁 저지를 위한 선택적 반발”로 본 응답이 48.0%로, “정당한 문제 제기”라는 응답(40.9%)을 앞섰다. 항소 포기 논쟁이 단순히 법리 문제가 아니라 검찰개혁·정권 책임론과 결합해 정치적 프레임 싸움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권 안팎에선 두 사안을 통해 검찰의 항소 권한이 어디까지 ‘법’의 영역이고 어디서부터 ‘정치’로 읽히는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사건의 항소 포기가 “국회 폭력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국민의힘은 대장동 항소 포기가 “권력형 사건의 봐주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서로 요구하는 방향은 정반대지만, ‘검찰이 항소를 포기할 때 그 이유를 투명하게 설명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항소 포기’는 특정 진영만의 이슈가 아니라, 사법 절차의 신뢰와 직결된 공통 과제가 됐다. 패스트트랙과 대장동, 두 사건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검찰의 다음 선택이 또 다른 정치적 논쟁의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