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문가빈 대학생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 문화예술 참여율을 63%에서 66%, 여가 만족도를 61.6%에서 6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역 문화도시 조성, 생활문화시설 확충, 바우처 확대를 핵심 축으로 삼았다. 대한민국 문화도시로는 대구 수성, 부산 수영, 경기 안성, 강원 속초, 충북 충주, 경남 진주·통영, 전남 순천·진도, 전북 전주 등 13곳이 지정됐다.
서울시는 2023년 시작한 서울 청년문화패스로 20~23세 청년에게 연 20만 원의 공연·전시 관람비를 지원했다. 2025년도 약 2만7천 명을 선발해 운영했고,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90%가 "문화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고 80%가 "지원 종료 후에도 문화예술을 지속적으로 관람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청년문화예술패스(19세 대상)는 중앙정부에서 소득에 관계없이 2005년생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 청년 문화권 보장 정책이 양적으로 크게 확장된 한 해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따라서 종이 위 호황, 현장 사용률은?
숫자상으로 성공적인데 실제 현장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들린다. 중앙정부의 공연·전시 할인 바우처는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수백만 장 배포됐지만 첫 라운드에서 6주 안에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된 비율이 높았다. 2차분에서는 기간과 신청 방식을 조정하는 개선이 이뤄졌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남았다.
예산은 풀렸지만, 정보와 시간과 접근성의 장벽 때문에 실제로 쓰지 못한 청년층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학기 중 수업과 아르바이트, 통학으로 바쁜 대학생에게는 바우처의 존재 자체가 늦게 알려지거나, 예매 과정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울청년문화패스는 전용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공연에 한해 예매가 가능하고, 1회당 최대 7만 원까지 결제할 수 있다. 그러나 원하는 공연이 협력 예매처에 등록되지 않았거나, 캠퍼스 근처에 공연장이 없는 경우 실질적 혜택은 줄어든다. 미사용 지원비는 연말 소멸되는데, 2개월 이상 카드 미발급 또는 미사용 시 선정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는 규정도 부담이다.
수도권 vs 지방, 캠퍼스 주변의 온도차
서울과 일부 광역시는 청년문화패스, 야간개관 전시, 대학가 인근 소극장·공연 지원 등으로 '문화도시' 이미지를 강화하며 청년 정책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대학로 중심의 소극장 연극, 홍대 인근의 전시 공간, 강남의 뮤지컬 공연장 등 수도권 청년들은 선택지가 풍부하다.
반면, 많은 중소도시와 군 단위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문화도시로 지정되지 못했거나 지정 이후에도 대학가와 생활권에 맞는 프로그램이나 공간이 부족하다. "행사장은 멀고, 정작 캠퍼스 주변에는 볼 것도, 할 것도 없다"는 불만이 반복된다.
문화도시로 지정된 13개 지역도 대부분 시청 중심, 구도심 재생 사업 위주로 진행되며 대학가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청년들이 실제 생활하는 동선 (캠퍼스, 원룸촌, 번화가)과 문화정책이 닿는 지점이 적다는 지적이다.
정보 접근성: 아는 사람만 받는 혜택
바우처와 문화패스의 또 다른 문제는 정보 접근성이다. 서울청년문화패스는 청년몽땅정보통 누리집에서 신청하고, 선정 결과는 휴대폰 SMS로 개별 통보된다. 하지만 청년몽땅정보통 자체를 모르는 청년도 적지 않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소득 제한 없이 2005년생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11월 말까지 신청해 연말까지 사용해야 한다는 짧은 기간과, 협력 예매처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 이렇게 신청 방법을 몰라 놓치는 경우가 많고, 늦게 알아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정보에 민감하고, 문화생활에 관심이 많으며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다. 정보 격차가 문화 격차로 이어지는 셈이다.
2025년 성적표: 양적 확대, 질적 체감은 미흡
2025년은 분명 청년 문화권 보장을 위한 제도가 양적으로 크게 확장된 해였다. 문화도시 13곳 지정, 서울청년문화패스 2만7천 명 지원, 중앙정부 청년문화예술패스 확대 등 숫자상으로는 합격점이다.
하지만 '누가, 어디서, 어떻게' 쓰고 있는가를 보면 수도권과 정보 접근성이 좋은 계층에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지역 대학생들은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바우처 신청 자체를 놓치는 청년들도 많다.
문화정책의 목표인 66% 참여율, 65% 여가 만족도는 평균의 함정이다. 서울 강남구 청년과 강원도 산간 지역 청년의 문화생활 환경을 같은 숫자로 평가할 수 없다. 만족도 조사에서도 도시·학교 규모별 차이는 공개되지 않는다.
2026년을 향한 과제: 체감도를 높여라
2026년을 앞두고 청년문화정책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첫째, 지역 격차 해소다. 문화도시 지정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학가와 청년 생활권 중심의 프로그램 개발, 소규모 공연장과 전시 공간 확충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정보 접근성의 개선이다. 바우처와 문화패스는 통합 플랫폼에서 신청และ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학 홈페이지, SNS, 단톡방 등 청년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채널을 통해 적극 홍보하도록 하여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
셋째, 사용 기간과 범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학기 중에는 시간이 없고 방학 때 쓰고 싶은데 연말 소멸이라는 규정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사용 기간 연장, 이월 허용, 협력처 확대 등이 필요하다.
2025년 청년문화정책 성적표를 매긴다면 숫자로는 합격점이지만 지역·계층·캠퍼스 생활 속 체감도라는 과목에서는 여전히 보충수업이 필요하다. 문화는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다. 90% 만족도보다 중요한 것은 강원도 산간 지역 대학생도 "나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몇 장 배포했느냐가 아니라 정보를 놓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청년이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2026년, 청년문화정책은 '얼마나 많이'에서 '얼마나 고르게, 얼마나 가까이'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문화도시, 청년도시으로한발 더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