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유채윤 대학생 기자]
지문을 대면 스마트폰이 열리고, 얼굴을 비추면 결제가 끝난다. 생체인증 기술은 어느새 대형병원, 금융기관, 공항, 쇼핑 플랫폼 등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사용자는 비밀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고, 기업은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생체인증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이패드에 지문 인식을 등록하는 모습
그러나 생체인증 기술은 생체정보가 기반이 된다는 특성이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생체정보는 한번 유출되면 다시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기존 비밀번호 유출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19년에는 글로벌 보안기업 슈프리마(Suprema)의 출입관리 시스템 ‘바이오스타2(BioStar 2)’ 데이터베이스가 외부에 노출되면서 지문 템플릿과 얼굴 인식 자료 등 약 2,780만 건의 생체정보가 그대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 기관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연방 인사관리처(OPM)는 2014년 침투가 시작된 해킹이 2015년까지 이어진 두 차례의 공격을 받았고, 그 결과 560만 명의 지문 정보를 포함한 2,000만 명이 넘는 인사 데이터가 유출됐다.
이처럼 생체정보 유출은 기존의 비밀번호나 토큰 기반 보안 사고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생체정보는 한 번 노출되면 재발급하거나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는 금융 사기나 계정 탈취, 신원 도용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얼굴과 지문이 본인 인증의 핵심 수단으로 쓰이는 환경에서는 개인에 대한 장기적 추적과 감시 가능성까지 확대시키는 심각한 보안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기업들이 수집하는 생체정보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과도한 정보 수집과 활용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병원, 은행, 유통기업,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의 생체정보를 보유하게 되면, 해당 정보가 어디까지 활용되는지 사용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민간 기업이 생체정보를 마케팅이나 분석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제3자에게 전달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관리 체계의 투명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아무리 편리함을 제공한다 하더라도, 얼굴, 지문과 같은 고도의 민감정보가 비밀번호처럼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생체인증이 이미 우리 일상에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은 만큼, 규제나 금지보다는 기술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명확한 기준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생체정보 최소 수집 원칙, 정보 보유 기간 제한, 딥페이크 공격 대응 체계 마련 등을 대표적 장치로 제시할 수 있다.
사실 무엇보다 사용자들이 자신의 생체정보가 어떻게 저장되고 활용되는지 알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편리함을 제공하는 기술일수록, 그에 상응하는 투명성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지금, 중요한 것은 속도뿐 아니라 사회적 준비와 제도적 안전망이다. 생체인증이 진정한 혁신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편리함과 위험 사이에서 균형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