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유채윤 대학생 기자]
새 제품 대신 중고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소유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 인식 변화와 물가 상승이 맞물리며 이른바 ‘중고 경제’가 새로운 소비 형태로 자리 잡은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기존 제조업의 기반이었던 ‘정가 판매’ 구조를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4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 경제가 확장됨에 따라, 중고 플랫폼의 성장 속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기반의 중고 플랫폼들은 거래 과정을 간소화하고, 정품 인증 및 안전결제 시스템을 강화하며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편리함을 기반으로 중고 거래는 패션, 가전, 취미용품 등 거의 모든 소비 영역으로 확장되었으며 더 이상 ‘절약형 소비’가 아닌 하나의 강력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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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흐름은 제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다. 우선 정가 판매를 전제로 설계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리고, 중고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신제품 판매량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이는 수요 예측과 재고 운영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구매한 제품을 일정 기간 사용한 뒤 다시 되팔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신제품을 정가에 구매해야 할 필요성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 역시 예전만큼 강하지 않아 지면서, 기업이 기대하던 안정적인 신제품 수요 기반도 흔들리고 있다.
제조사는 제품의 수명이 길어질수록 손해를 보는데, 내구성이 높을수록 중고 시장이 더 커지기 때문에 소비자가 신제품을 다시 구매할 이유는 줄어든다. 여기에 중고 가치까지 소비자의 구매 판단 요소가 되면서 제조사는 중고 판매 후의 가치도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일부 기업이 자사 인증 중고몰을 운영하거나, 되팔기 쉬운 구조로 설계하는 이유도 이러한 변화 때문이다.
그러나 중고 시장의 확대가 제조업에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친환경 소비, 순환 경제, 재사용 문화가 확산되면서 제조 기업도 단순히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이 시장에서 활용되는 전체 과정을 관리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중고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제품 사용 기간, 고장 시점, 재판매 가격 등을 활용하면 보다 정교한 제품 설계와 수요 분석이 가능해진다. 중고 시장을 경쟁 상대로만 보지 않고 새로운 고객과 만나는 기회로 본다면, 제조업도 그 안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결국 ‘중고 경제’의 확산은 제조업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한다. 정가 판매를 중심으로 유지되던 기존 구조는 흔들리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전환을 요구하는 강력한 신호이기도 하다. 소비자 중심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고 경제 확산 흐름에 맞춰 제조업 역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