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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든 과제, 어디부터 표절인가 대학의 기준을 묻다. 문가빈 대학생 기자 2025-12-11 16:00:01
생성형 AI가 대학 캠퍼스를 점령하고 있다. 과제의 70%가 ChatGPT를 활용해 작성되지만, 대학들의 AI 탐지 프로그램 'GPT킬러'는 오판정 논란에 시달린다. 직접 쓴 글이 AI로 판정돼 0점을 받거나, AI로 쓴 글이 통과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AI 사용의 경계'를 둘러싼 혼란은 깊어지고 있다.

[한국미래일보=문가빈 대학생 기자]

챗지피티

서울 소재 한 대학생은 전공 과제를 제출한 후 교수로부터 'AI 의심 문장이 많다'는 경고를 받았다. AI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지만 GPT킬러 판독률이 70%에 달했다. 해명할 방법이 없어 과제를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했다.

반대 사례도 있다. ChatGPT로 작성한 내용을 살짝만 고쳤는데 표절률 0%가 나온 경우다. 대학 커뮤니티에는 "본인이 쓴 건데 표절률 70%", "AI로 썼는데 안 걸렸다"는 글이 쏟아진다.

AI 표절 검사 전문기업 무하유에 따르면 지난해 GPT킬러로 검사된 문서 173만여 건 중 55.9%가 ChatGPT를 활용해 작성됐다. 문서 유형별로는 대학 과제물이 70.0%로 가장 많았다.

생성형 AI가 대학 과제를 삼키고 있지만, 정작 대학의 기준은 제각각이다.


"AI 쓰면 무조건 표절인가요?"…제각각인 대학 규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대학 총장 1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7.1%는 '생성형 AI와 관련된 학교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일부 대학은 학칙에서 '생성형 AI로 과제 작성 시 표절·부정행위로 간주, 감점·0점 처리'를 명시한다. 그러나 많은 대학에서는 AI 사용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고, 학칙상 표절 정의('타인의 저작물 도용')만 있을 뿐이어서 AI 사용은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도구로 쓰는 것'과 '대필로 쓰는 것'의 경계는 어디인가.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은 허용되는가. 문법 교정은? 초안 작성 후 수정은?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학생들은 혼란스럽고 교수들도 판단 기준이 제각각이다.


"GPT킬러 돌려봤어?"…AI 탐지 기술의 한계

전국 4년제 대학의 94%가 카피킬러를 이용해 과제물 표절 검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GPT킬러는 약 3,485개 기관에서 약 1,000만 명이 사용 중이다. 어떤 학교는 AI 표절률 결과지 제출을 필수로 요구하고, 표절률 30% 이상이면 표절로 판단한다.

문제는 정확성이다. 한 대학이 재학생 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GPT킬러 사용 경험자 126명 중 89.7%가 'GPT를 사용하지 않은 과제임에도 높은 표절률이 나왔다'고 답했다. 29.4%는 실제 불이익을 받았다고 전했다.

GPT킬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람이 쓴 글도 단어 구성이나 문장 구조가 단순하면 AI 생성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즉, 글을 '깔끔하게' 쓸수록 오히려 AI로 오해받을 위험이 커진다.

아랍에미리트 뉴욕대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유명 AI 탐지기인 'GPTZero'와 '오픈 AI 탐지기'의 오판율은 각각 31.55%와 49.37%에 달했다. 10문장 중 3~5문장을 잘못 판별한다는 뜻이다.


탐지기를 속이는 학생들, 역설적 풍경

일부 학생들은 AI 탐지기를 역이용한다. 과제 제출 전 GPT킬러를 먼저 돌려보고, 'AI처럼 보이지 않도록' 문장을 여러 번 고친다. 표절률을 낮추기 위해 표현을 억지로 바꾸거나, 불필요한 수식어를 넣거나, 문장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쓴다.

반대로 ChatGPT가 작성한 내용을 살짝만 고쳐도 탐지를 피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GPT킬러 안 걸리는 법', '표절률 낮추는 5가지 방법' 같은 글이 인기를 끈다.

결국 탐지 시스템은 정직한 학생을 억울하게 만들고, 악용하는 학생은 빠져나가는 역설적 상황을 만들고 있다.


기준 없는 단속은 불공정하다

AI 시대, 대학은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 77.1%의 대학이 AI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GPT킬러 결과만으로 0점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어떤 수준의 AI 사용이 허용되는지, 교수와 학생이 함께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 GPT킬러 같은 탐지 기술은 참고 자료일 뿐,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대학은 묻는다. "AI로 만든 과제, 어디부터 표절인가?" 하지만 정작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준 없는 단속은 혼란과 불신만 키울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AI를 잡아내는 기술이 아니라, AI와 함께 배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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