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비상계엄 선포(12·3) 이후 1년 동안 정치권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정치가 국민을 지치게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야는 ‘국민’을 내세우며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국회와 거리에서 반복되는 강경 대치가 민생 의제의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실제 보도량과 온라인 언급량도 정치 국면의 과열을 보여준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 시스템 ‘빅카인즈’ 분석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관련 보도는 1990년 이후 주요 사건을 통틀어 가장 많았고, 비상계엄 다음 날에는 전체 기사에서 관련 보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했다. 온라인에서도 관심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 비상계엄 선포일부터 1년간 ‘계엄’이 포함된 정보량은 381만여 건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부정적 언급이 약 4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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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핵심 지지층 결집과 중도 확장 경쟁에 몰두하며 갈등 프레임을 강화해왔다. 여야가 법안과 인사, 특검·수사 등을 둘러싸고 “양보 없는 전면전”에 가까운 대치를 이어가자, ‘협치’ 요구는 반복적으로 제기되지만 국면 전환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에서도 정치 양극화와 민주주의 신뢰 하락이 동시에 확인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내란’ 규정과 책임 공방은 갈등을 더 키우는 쟁점이 되고 있다. 12·3 사태 1주기를 앞두고 발표된 조사에서는 응답자 63%가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로 본다는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정치권이 “진상 규명”과 “정치 보복” 프레임을 번갈아 강조하는 사이,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싸움의 결론은 없고 피로만 남는다”는 반응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의 분열이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 국가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 경제·통상 환경은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재편,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한국은 내부 갈등이 장기화되며 전략적 선택과 사회적 합의의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갈등의 정치에서 성과의 정치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민생 법안 처리, 예산 협상, 사회통합 과제에서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만들고,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언어를 줄이는 것이 협치의 출발점이라는 지적이다. 계엄 1년이 남긴 상처를 봉합하는 방식이 ‘승패’가 아니라 ‘제도와 합의’로 귀결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선택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