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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AI’를 넘어 ‘움직이는 AI’로… 피지컬 AI 시대, 한국 대기업의 시험대 이재원 기자 2026-01-21 00:00:01

[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인공지능 경쟁의 무게중심이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 그리고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로 이동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로봇, 스마트 공장, 지능형 가전 등 물리적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가 차세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한국 대기업들의 대응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알고리즘의 정교함을 넘어 센서, 반도체, 통신, 로봇 공학이 결합된 종합 기술이다. 이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기업은 데이터 처리 능력뿐 아니라 제조 역량과 대규모 설비, 안정적인 공급망을 함께 갖춰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대표 대기업들은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앞선 위치에 있는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센서, 모바일, 가전, 네트워크 장비까지 피지컬 AI의 핵심 요소를 모두 보유한 드문 기업이다. 특히 AI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와 이미지 센서,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가전, 로봇 영역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스마트 공장과 로봇 자동화 분야에서도 축적된 제조 데이터는 삼성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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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AI 연산의 기반인 반도체와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대규모 AI 연산에서 필수 부품으로 자리 잡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로봇, 데이터센터 분야와의 연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통신·데이터 역량은 AI가 현실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환경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LG는 생활 밀착형 피지컬 AI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가전과 가정용 로봇, 상업용 로봇은 AI가 실제 공간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센서와 제어 기술, 사용자 경험(UX)을 결합한 AI 가전은 ‘보이지 않는 AI’ 전략을 통해 자연스러운 일상 적용을 강조하고 있다.


피지컬 AI의 최대 격전지로 평가되는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포괄하는 미래 이동성 전략을 추진하며 AI 기반 물리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차량에 탑재되는 AI는 단순 운전 보조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의 대표적 사례로, 글로벌 경쟁에서도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의 강점으로 ‘제조 기반 위에 쌓인 AI’를 꼽는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설비와 품질 관리 경험을 갖춘 만큼, 이를 AI와 결합할 경우 실질적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생태계,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는 여전히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앞서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피지컬 AI 시대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 구조 전반의 재편을 의미한다. 한국 대기업들이 가진 제조 역량과 AI 기술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있을지가 향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경쟁의 무대는 서버 속 코드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고 판단하는 AI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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