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문아영 대학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2명 중 1명(46.7%)이 SNS 이용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이 무한 스크롤과 자극적인 추천 알고리즘에 빠져 있는 동안, 전 세계 각국은 앞다퉈 청소년 보호를 위한 소셜미디어(SNS) 규제 입법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호주다.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틱톡,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 접속을 금지하는 강력한 법안을 세계 최초로 시행 중이다. 유럽에도 이 흐름이 확산 중이다.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최근 특정 연령 미만 아동의 SNS 사용을 금지하거나 부모의 명시적 동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미국 역시 여러 주(州)에서 관련 규제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 밖에 영국, 스페인, 튀르키예 등 여러 국가도 미성년자 SNS 규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IT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대응은 아직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SNS 중독과 사이버 불링, 딥페이크 범죄 등 SNS를 매개로 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 청소년 보호를 위한 규제 도입이 시급하지만 아직 실질적인 진전은 없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김종철 위원장은 청소년이 보호 대상이자 기본권을 향유하는 주체임을 언급하며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한 신중한 접근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처럼 신중함을 강조하는 사이 국회와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입법 움직임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지체되는 제도적 논의 속 국민의 자발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청소년 SNS 보호 설계 의무화'를 요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제도의 입법을 촉구한 당사자가 바로 당면한 문제의 주체인 청소년이라는 사실이다. 청원인은 청소년의 56%가 스스로 SNS 규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통계를 언급하며, 이를 "혼자서는 통제하기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간절한 구조 요청"이라고 호소했다.
이미지 = 국회전자청원 시스템 캡쳐청원의 핵심은 단순히 아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자는 것이 아니다. 무한 스크롤, 과도한 알림 등 청소년의 인지 능력을 압도해 과몰입을 유도하는 플랫폼의 '다크 패턴'을 법으로 금지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청소년 계정에는 연속 사용 시간 제한, 과몰입 경고 기능 등을 적용하는 '안전 기본값'을 의무화하고, 자해나 자살 같은 취약 키워드 감지 시 추천 알고리즘을 제한하는 '청소년 보호 모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청소년의 생명과 안전을 더 이상 개인의 의지나 기업의 자율에만 맡기지 말고, 국가가 나서서 플랫폼의 구조적 책임을 묻는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 이상 SNS 중독과 SNS를 이용한 범죄를 개인이나 가정 내 훈육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시점이다. 이미 해외 많은 국가 아이들의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행동에 나선 만큼, 우리나라도 미성년자 SNS 규제 법률 도입과 보호 장치 마련에 신중함과 더불어 속도를 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