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고하경 대학생 기자]
실어증은 의식이 또렷하고 발음 기관에도 이상이 없지만, 말하기·쓰기·읽기·이해 등 언어와 관련된 기능에 어려움이 생기는 신경학적 장애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이세광 교수는 “사고 능력이나 의식에는 문제가 없지만, 언어를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과정에서만 제한이 나타난다”라며 “환자들은 하고 싶은 말이 분명함에도 이를 말로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설명했다.

▲ 실어증 (Gemini 생성 사진)
인간의 언어 기능은 주로 뇌의 좌반구에 있는 여러 영역이 함께 작용하며 이루어진다. 좌반구 영역은 피질 언어 중추와 이를 연결하는 신경 경로로 나뉜다.
피질 언어 중추에는 측두엽의 베르니케 영역과 전두엽의 브로카 영역, 두 부위를 연결하는 활꼴다발이 포함된다. 베르니케 영역은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역할을 한다. 브로카 영역은 문장을 구성해 말로 표현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활꼴다발은 이 두 영역을 이어 이해와 발화를 빠르게 연결해 주는 통로 역할을 한다.
신경 경로는 언어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 경로를 통해 우리는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 복측 경로는 단어의 의미를 해석한다. 측두엽 아래쪽에서 전두엽 아래쪽으로 이어져 있다. 배측 경로는 측두엽 위쪽에서 전두엽 뒤쪽으로 연결돼 소리 정보를 발화로 전환한다. 신경 경로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손상될 경우 언어 기능 전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어증은 주로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교통사고나 낙상으로 인한 외상성 뇌손상, 뇌염이나 뇌막염 같은 감염성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이나 뇌종양 등 다양한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실어증 치료는 언어 재활에 비침습적 뇌 자극을 접목해 환자 개개인의 뇌 손상 위치와 정도, 언어 사용 양상을 정밀하게 반영하고 있다. 특히 뇌 영상 기술을 활용해 피질 언어 중추와 복측, 배측 경로의 연결 상태를 수치화할 수 있다.
맞춤형 치료가 널리 정착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장기 추적 데이터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세광 교수는 “언어 기능은 회복 속도가 느리고 개인 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단기간 관찰만으로는 변화 양상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라며 “수천 명 규모의 데이터를 장기간 축적해야 손상 유형에 따른 예후나 적절한 자극 강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발전과 데이터 표준화가 병행될 경우, 실어증 치료는 개인화되고 과학적인 체계로 발전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