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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의 시대는 끝났나”… 부동산 규제 기조 속 더 깊어지는 자산 양극화 이재원 기자 2026-04-23 00:00:01

[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분위기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대출에 의존해 중저가 주택을 매입한 실수요층과, 현금 동원력이 충분한 핵심지 자산가의 운명이 점점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이어질수록 하급지 레버리지 수요는 약해지고, 반대로 강남권 등 상급지 자산은 더 강한 방어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핵심은 유동성이다. 부동산 시장은 결국 누가 얼마나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느냐에 따라 움직이는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곳은 현금이 부족한 수요가 몰린 중저가 시장이다. 특히 15억 원 이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 활용한 이른바 ‘영끌’ 수요는 앞으로 거래 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수 당시에는 레버리지가 진입 사다리였지만, 이후 매도 국면에서는 그 사다리가 오히려 다음 매수자의 진입을 막는 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는 대출 규제의 방향성과도 맞물린다. 시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한도 추가 축소, 전세자금대출 관리 강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 등 각종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 모든 조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책의 큰 방향이 ‘부채를 더 내서 집을 사는 구조’를 이전처럼 용인하지 않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렇게 되면 과거에는 전세보증금과 대출을 활용해 유지되던 매수 구조가 점차 약해지고, 자산 가격을 떠받치던 하단의 유동성도 함께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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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보유 이후의 부담이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 국면에서는 대출이자와 보유 비용이 실수요자에게 즉각적인 압박으로 돌아온다. 소득은 크게 늘지 않는데 이자 부담과 각종 세금, 유지비가 쌓이면 자산 보유는 곧 현금흐름과의 싸움이 된다. 특히 입지 경쟁력이 애매한 지역의 경우, 가격 상승 기대가 약해질수록 매수자는 줄고 매도 압력은 커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실수요 목적의 보유라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버티기 어려운 자산’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강남권과 같은 핵심 입지는 전혀 다른 논리로 움직인다. 이들 지역은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오히려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출 의존도가 낮은 자산가들은 금융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공급 희소성과 학군, 직주근접, 상징성 같은 비가격 요인이 수요를 계속 지탱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동산이 단순한 주거재를 넘어 현금 자산의 피난처이자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 이른바 ‘트로피 에셋’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급지의 유동성이 마를수록 자금은 더 안전하고 더 희소한 한 채로 몰리게 되고, 그 결과 시장의 양극화는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은 ‘집을 샀느냐’보다 ‘어떤 구조로 샀느냐’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같은 주택 보유자라도 과도한 대출과 불안한 현금흐름 위에 서 있는 사람과, 낮은 레버리지로 희소 자산을 보유한 사람의 결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일제히 오르는 국면을 기대하기보다, 유동성 축소와 자산 선별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제 시장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처럼 “어느 지역이 더 오를까”를 묻기보다, “내가 들고 있는 집이 부채를 감당하며 버틸 수 있는 자산인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출로 만들어진 상승장은 끝이 날 수 있지만, 현금과 희소성이 결합한 자산의 힘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다음 국면은, 모두가 오르는 시대가 아니라 살아남는 자산과 무너지는 자산이 분명히 갈리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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