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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우주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확장하다 이재원 기자 2026-05-06 00:00:02

[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스페이스X가 다시 한 번 머스크식 확장의 중심에 섰다. 과거의 스페이스X가 로켓을 더 싸게 쏘아 올리는 기업이었다면, 최근의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 달·화성 개발, AI 데이터센터, 초대형 기업공개까지 포괄하는 거대 인프라 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스타링크의 성장과 xAI 결합, 스타십 개발은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를 단순 우주 발사 기업이 아니라 ‘우주 기반 네트워크 기업’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축이 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성장 동력은 스타링크다. 로이터는 시장조사기관 앱토피아 보고서를 인용해 스타링크의 2026년 1분기 글로벌 앱 다운로드와 월간활성이용자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스타링크 가입자 기반은 2026년 2월 1,00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추정 매출은 114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신흥시장은 물론 미국에서도 다운로드가 급증하며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상장 기대를 떠받치는 핵심 사업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스페이스X의 야심은 지상 인터넷에 머물지 않는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구상은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와 xAI의 결합 이후 “우주 기반 AI가 확장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알자지라는 스페이스X가 xAI를 인수했으며, 머스크가 AI 연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과 냉각 수요를 지구가 아닌 우주에서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구상은 스타링크, 로켓 발사, AI 모델, 데이터 인프라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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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비전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로이터가 확인한 스페이스X의 상장 관련 문서에 따르면, 회사는 우주 기반 AI 연산과 달·화성 산업화 구상이 초기 단계에 있으며 기술적 복잡성이 크고 상업적으로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특히 우주 데이터센터는 혹독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작동해야 하므로 고장과 실패 위험이 크다. 즉, 머스크의 비전은 강력하지만, 투자 문서 속 스페이스X는 그 비전의 불확실성도 함께 인정하고 있다.


이 모든 계획의 열쇠는 스타십이다. 스타십은 기존 팰컨 로켓보다 훨씬 큰 화물을 실어 나르도록 설계된 완전 재사용 로켓으로, 스타링크 위성망 확장과 우주 데이터센터, 달·화성 개발의 기반이 된다. 그러나 스타십 개발은 지연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머스크는 당초 4월로 예상됐던 다음 스타십 시험비행이 5월로 미뤄졌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V3 스타십에 수십 가지 업그레이드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NASA의 아르테미스 달 착륙 임무와도 연결되어 있다.


최근 스페이스X를 둘러싼 또 다른 이슈는 기업공개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가 미국 증시 상장을 비공개로 신청했으며, 목표 기업가치가 1조7,500억 달러 이상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 가치는 단순히 현재의 로켓 발사 매출이나 스타링크 가입자 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장은 머스크가 제시한 우주 기반 AI, 다행성 문명, 초대형 위성망이라는 미래 서사까지 함께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결국 스페이스X의 현재는 두 얼굴을 가진다. 한쪽에는 이미 수익화되고 있는 스타링크와 재사용 로켓이라는 강력한 현실 사업이 있다. 다른 한쪽에는 우주 데이터센터, 달·화성 도시, xAI와 결합한 초대형 AI 인프라라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래 사업이 있다. 이 두 축이 맞물리면서 스페이스X는 단순한 우주 기업이 아니라 지구 밖에서 인터넷과 AI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기업으로 변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도전은 머스크식 문샷의 전형이다. 먼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제시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과 자본, 여론을 동시에 끌어모으는 방식이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보다 판이 더 크다. 로켓을 재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우주를 AI 연산과 통신 인프라의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스타십이 제때 성공하고 스타링크가 계속 성장한다면 스페이스X는 우주 산업의 독보적 기업을 넘어 AI 시대의 기반 시설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반대로 기술 지연과 상업성 논란이 커진다면, 현재의 천문학적 기업가치는 머스크의 상상력에 과도하게 기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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