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최다정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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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산 시장의 건전한 육성과 제도권 편입을 골자로 하는 ‘가상자산 2단계법(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사실상 동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 등 대형 정치 일정에 밀려 입법 우선순위에서 배제된 가운데,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를 둘러싼 당정 간 이견 차이를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 중 처리를 목표로 했던 가상자산 2단계 법안 심사가 9월 정기국회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법안은 지난 2024년 시행된 이용자 보호 중심의 1단계법에서 나아가 가상자산 발행 및 유통 체계 수립,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원화 스테이블코인 가이드라인 등 산업 전반의 질서를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입법이 지연되면서 은행과 증권사 등 제도권 금융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은행권이 준비 중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비롯해 특히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될 것에 대비해 장외거래(OTC) 및 브로커리지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련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시장에서 자리잡아야 할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입법이 멈춰선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공적 금융 인프라로 규정하고 특정 대주주가 독점하지 못하도록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규제이자 민간 기업에 대한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주장이다. 정치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당정 협의가 무기한 연기되자, 법안 전체가 마비되는 결과를 낳았다.
입법 지연이 단순히 산업 성장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는 관점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되 투자 범위를 시가총액 상위 코인을 제한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구상해왔다. 그러나 2단계법 논의가 중단되면서 이러한 리스크 관리 체계 설계도 함께 멈춰 섰다.
게다가 지금의 입법 정체가 산업 생태계 전반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된다. 법적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기술적 장치인 시간가중평균가격(TWAP) 주문 기능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제도적 뒷받침 없는 기술적 조치는 대규모 자금이 한꺼번에 몰릴 때 생기는 충격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당국과 국회는 “속도보다 정합성이 중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법인 투자 허용은 시장 변동성에 직결되는 만큼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정기국회가 사실상 마지막 분기점이다. 그때도 논의가 헛돌면,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제도화는 내년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