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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 vs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가 촉발한 논쟁 동물보호단체, 허스트와 국립현대미술관 규탄하는 시위 진행 충격적인 전시 방식에 대해 관람객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평가 임유성 대학생 기자 2026-05-18 17:00:02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동물 학대를 예술로 인정하기란 힘들다고 주장하고, 옹호론자들은 혐오감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주는 예술이라 평한다.

[한국미래일보=임유성 대학생 기자]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 포스터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주최하는 ‘데이미언 허스트 개인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작품의 예술성과 생명 윤리를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지난 3월 20일부터 영국의 시각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했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는 허스트가 다루는 핵심적인 주제는 ‘죽음’이다.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 수조에 담아 전시한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죽은 소의 머리와 파리, 전기 트랩으로 구성된 <천년> 등의 대표작에서 동물의 사체를 재료로 활용하는 방식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데이미언 허스트의 전시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전시를 위해서 수많은 동물이 희생되었다는 점을 문제시한다. 생명 윤리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실제로 파리들을 전기살충기에 타 죽게 한 작품 <천년>은 독일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소지로 전시 도중 철거되었고, 2012년 테이트 모던 재전시 당시에는 23주 동안 약 9천 마리의 나비가 희생됐다.


지난 16일 오전 11시 국립현대미술관 정문에는 ‘데이미언 허스트에게 살해당한 동물들을 생각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시위를 진행했다. 그들은 <학살과 양립 가능한 예술은 없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데이미언 허스트와 국립현대미술관을 규탄했다. 성명서에는 “문제는 단지 동물 사체를 사용했다는 사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죽음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발생했는가 하는 질문은 지워지고, 죽음을 본 ‘나 자신’의 충격과 감상만 중심이 된다”라는 거센 비판이 담겨 있었다.


반면 옹호하는 측은 허스트의 작품이 바로 그러한 불편함과 논쟁을 의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차의과학대 정수경 교수는 그의 작품이 야기하는 불쾌함은 우회적인 방식으로 쾌를 산출할 수 있다며, 혐오감을 통해 삶과 죽음을 성찰하게 만드는 “동시대의 메멘토 모리”라고 분석했다.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에 대한 네이버 리뷰 페이지에 달린 댓글들.


관람객들의 반응 또한 엇갈린다. 한 관람객은 “동물 학대를 예술로 볼 수는 없다”라며 작가의 윤리 의식을 비판하고 의도가 잘 전해지지 않는다는 리뷰를 남겼다. 별점 5점을 남긴 한 관람객은 파격적인 표현 방식이 인상적이었고, 스스로 해석하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라고 평했다.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이미언 허스트의 충격적인 전시 방식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대미술에서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예술과 윤리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사회적·윤리적 논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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