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최다정 대학생 기자]
얼굴만으로 결제하는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 출근길, 편의점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집어 들고 얼굴만 인식시키면 1초만에 결제가 완료된다. 이제는 결제 시 지갑을 사용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 얼굴로 결제하는 일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한카드가 도입하고 철수했던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를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이어받는 모습을 보이며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결제 시장 공략을 하고 있다.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 ‘페이스페이’는 카드나 스마트폰 없이 얼굴을 단말기에 인식하는 것만으로 바로 결제가 되는 서비스다. 화면에 ‘인증 완료’ 메시지가 뜨고 결제가 마무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초 정도로, 지갑 없는 사회를 넘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조차 필요 없는 이른바 ‘디바이스 프리’ 결제 문화가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기 직전이다.
‘페이스페이’하면 토스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이걸 가장 먼저 도입한 금융회사는 바로 신한카드였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후 2020년 한양대학교 캠퍼스를 시작으로 홈플러스, GS25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국내 최초 상용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전용 단말기 보급 비용과 제한적인 가맹점 확보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26년 3월 철수하였다.
그 뒤로는 토스가 이를 이어받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토스는 2025년 2월 CU·GS25, 세븐일레븐과 같은 편의점에서 정식 출시한 이후 5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가 100만을 넘고 올해(2026년) 1월에는 200만을 돌파했다. 지난달(4월) 말 기준으로는 483만 명, 오프라인 가맹점은 약 33만 곳을 기록했다고 5월 13일 밝히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왜 ‘신한’은 한계를 보였고 ‘토스’는 이를 극복했을까? 바로 결제 인프라(Infrastructure) 투자 전략에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신한카드가 시범적인 운영을 보인 뒤 추가적인 가맹점 확대나 서비스 고도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이지 못한 이유에는 가맹 인프라 확장 측면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페이스페이 이용을 위해서는 전용 키오스크나 단말기가 필요한데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 비용과 유지 비용이 상당히 들어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반면 토스는 자회사 토스플레이스를 통해 이미 확보한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인프라를 활용했다. 별도의 대규모 장비 투입 없이 기존 단말기와 POS에 소형 카메라 모듈만 추가하면 도입할 수 있어, 가맹점 입장에서도 진입장벽이 낮았다. 결국 페이스페이 확산의 관건은 기술 자체보다, 얼마나 쉽게 현장에 붙일 수 있느냐였다.
토스의 '페이스 페이'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여기에 토스의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한몫했다. 모든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페이스페이 6,000원 할인 쿠폰 제공, 친구초대 시 5,000원 쿠폰 등 페이스페이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을 위한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에 더해 페이스페이 결제 시 3% 토스포인트 상시 적립을 해주는 등 페이스페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유저들에게도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프로모션이 들어가 있다.
이러한 얼굴을 단말기에 인식시키기만 하면 바로 결제가 되는 편리성에 익숙해지면 다시 지갑이나 폰을 꺼내기 싫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삼성페이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소비자가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페이스페이가 대중적인 소비 문화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잡음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보안’에 대한 우려다. 생체 정보 수집에 대한 거부감, 타인에 의한 부정 결제 우려, 얼굴 데이터 유출에 대한 불안감 등 소비자들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금융권은 고도화된 기술력으로 신뢰성을 담보하고 있다. 페이스페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얼굴 원본 이미지를 그대로 저장하지 않는다. 얼굴의 특징점을 추출해 암호화된 고유 코드로 변환한 뒤 분산 서버에 저장하기 때문에 설령 데이터가 유출되더라도 역으로 얼굴 이미지를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이용한 부정 결제를 막기 위한 AI 기반의 ‘라이브니스(Liveness, 위변조 방지)’ 기술이 핵심 방어선 역할을 한다. 적외선 카메라와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실제 사람의 입체적인 미세 움직임, 피부의 질감을 감지해 ‘진짜 살아있는 인간’의 얼굴을 식별해 낸다. 여기에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연동되어 보안 수준을 높이고 있다.
금융권이 페이스페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결제 수수료 때문만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의 오프라인 동선과 구매 행태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다.
페이스페이 흐름이 자리 잡게 되면 금융사는 단순히 ‘결제 수단’을 파는 게 아니라, 고객이 매장에서 어떤 시간에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는지에 대한 오프라인 행동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결제 수수료만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있지만 고객의 재방문, 소비 빈도, 구매 맥락을 묶어 볼 수 있어 슈퍼앱 전략에 잘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토스처럼 결제, 은행, 증권, 마이데이터를 함께 가진 회사는 페이스페이를 통해 사용자를 앱 안에 오래 묶어 두려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펼친다. 즉 페이스페이는 고객 확보를 위한 채널에 가깝다. 또한 페이스페이의 편리성을 이용해 오프라인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사용자들의 불안감뿐만 아니라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가져오는 디지털 소외 계층에 대한 ‘금융 포용성’ 문제도 금융권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스마트 기기와 생체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기술 보급과 함께 대체 결제 수단을 유지하고 직관적인 UI를 개발하는 등 포용적 금융 생태계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면 인식 결제가 일상화되려면 기술과 보안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것만큼이나 모든 사람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갑과 스마트폰이 사라지는 모습이 디지털 소외 계층과의 격차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 누구나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