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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일보=황하영 대학생 기자] 외식비와 카페값이 오르면서 2030세대의 연애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맛집과 쇼핑 중심의 소비형 데이트 대신 집 데이트, 산책, 장보기처럼 비용 부담을 낮춘 ‘생활 밀착형 데이트’가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미지 = 엔라이즈
◇ 데이트 한 번에 10만원 … 깊어지는 경제적 피로감
소셜 데이팅앱 위피를 운영하는 엔라이즈가 2030 남녀 회원1,4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는 최근 1~2년 사이 데이트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답했다. 지출 부담에 대한 체감도는 남성(47.1%)과 여성(50.5%) 모두 절반을 웃돌며 성별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나타났다.
실제 지출과 심리적 적정선 사이의 간극도 뚜렷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1회 데이트 비용은 ‘5만~10만 원’ 구간이었다. 반면 부담 없이 가능한 금액으로는 ‘3만~5만 원’을 가장 많이 꼽았다. 현실적인 연애 유지 비용이 청년들이 감당할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러한 격차는 데이트 방식의 변화로 이어졌다. 데이트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젊은 커플들이 가장 먼저 선택한 대안은 외식 대신 '집에서 함께 시간 보내기'였다. 아예 만남의 빈도 자체를 줄이는 '간헐적 데이트'를 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 국경 없는 '데이트플레이션'… 노동과 가사를 공유하는 해외 청년들
고물가 속 연애 방식의 변화는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 젊은 세대 역시 치솟는 데이트 비용에 대응해 저마다의 생존 연애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반 물가상승률(3.3%)을 훌쩍 웃도는 속도로 데이트 비용이 오르면서 '데이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미국의 1회 평균 데이트 비용은 약 189달러(한화 약 26만 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청년들의 절반 가까이가 야외 활동을 피크닉이나 하이킹 등 비용 부담이 적은 항목으로 선회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강아지 산책이나 장보기, 헬스장 운동 등을 함께하는 ‘초어맨싱(Choremancing)’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집안일을 뜻하는 ‘초어(chore)’와 로맨스를 합친 표현으로, 거창한 소비보다 일상을 함께 보내는 데 의미를 두는 방식이다.
◇ 각자도생 대신 합리적 연대… '관계의 본질'에 집중하는 세대
주목할 만한 점은 경제적 압박이 심화되는 와중에도 2030 세대가 연애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분담 구조의 합리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비용 부담이 연애에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은 남녀 모두 75% 이상이었지만, 그럼에도 연애를 이어가는 이유로는 '상대가 좋아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실제로 가장 선호하는 데이트 유형을 묻는 질문에는 여전히 ‘카페·맛집 데이트(남성 54.9%, 여성 72.8%)’가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데이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역시 '의미 있는 경험'(남성 59.5%, 여성 64.7%)이 1위였다. 반면 '저렴한 가격'을 중시한다는 응답은 10%대에 그쳤다. 지출을 줄여야 하는 현실 속에서도 연인과 함께하는 '시간의 가치'만큼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청년 세대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과정에서의 감정적 소모를 유발할 수 있는 '정확한 반반 계산'이나 규격화된 '데이트 통장'의 선호도 역시 낮게 나타났다. 대신 남성은 '당일 상황에 맞춘 유연한 지출'(40%)을, 여성은 '방문하는 장소에 따라 번갈아 결제하는 방식'(40.8%)을 가장 선호했다. 일방적인 전담 구조에서 벗어나 서로의 주머니 사정을 배려하는 상호보완적 지출 문화가 정착된 것이다.
트렌드 분석 전문가들은 "고물가 장기화로 인해 청년들이 연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외형적인 소비에서 '안정적인 정서적 연대'라는 본질로 이동하고 있다”며, 고물가 시대를 거치며 젊은 세대의 연애가 과시형 소비보다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