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이용자들의 도를 넘은 조롱 행위가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추모의 공간을 고의로 훼손하고 유족과 추모객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준 이번 사건을 두고 형사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사건은 추도식 당일인 5월 23일 오후, 전국에서 모여든 수만 명의 추모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 봉하마을 기념관과 노 전 대통령 동상 앞 공간에서 발생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20대로 추정되는 젊은 남녀 무리가 고인을 비하하는 극우 커뮤니티 특유의 상징적인 손가락 모양(일베 마크)을 만들어 보이며 대담하게 사진을 촬영했다. 특히 이들은 전임 대통령을 조롱하는 자극적인 문구와 합성 이미지가 대대적으로 프린팅된 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해당 사진을 일베 게시판에 '봉하마을 실시간 인증'이라는 제목으로 실시간 게재하는 기행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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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이를 발견하고 고성을 지르며 강력히 항의했으나, 이들은 조롱 섞인 웃음을 지으며 촬영을 강행한 뒤 대기해 둔 차량을 타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들의 인증샷은 즉각 온라인 공간으로 퍼져나갔고, 주요 포털사이트와 SNS는 이들의 반인륜적 행태를 규탄하는 네티즌들의 글과 댓글로 도배됐다. 시민들은 "아무리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 한들, 고인의 추도식 날 무덤이나 다름없는 곳에 와서 저런 짓을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태가 확산하자 노무현재단 측도 공식 대응에 나섰다. 조수진 이사는 즉각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가장 슬프고 엄숙해야 할 추도식 당일에 기념관까지 찾아와 조직적으로 조롱 사진을 찍고 유포한 행위는 단순한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명백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어 "유족들의 정신적 피해는 물론, 현장에 있던 수많은 추모객에게 정서적 폭력을 가한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고발 조치와 수사를 촉구했다.
시민사회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역사적 인물이나 특정 비극의 희생자에 대한 악의적인 조롱과 혐오 표현을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상 사자명예훼손죄는 유족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인 데다 그 요건이 까다로워, 이 같은 변칙적인 혐오 행위를 단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인간 존엄성을 짓밟는 극단적 일탈 행위에 대한 사회적 처벌 기준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