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최영주 대학생 기자]
지난달 기자는 강남 코엑스역 인근에서 2030으로 보이는 시민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들이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물어보려 했다. 약 40명에게 말을 걸었다. 응답한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거절의 방식은 다양했다. 바쁘다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대여섯 명은 조금 달랐다. 인터뷰 자체에는 호의적이었다. 기자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선거'나 '정치'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손사레를 쳤다. "선거는 좀 곤란할 것 같아요." 그들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청년들은 유권자로서도, 후보자로서도 정치 무대와 거리를 두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6·3 지방선거 전체 후보자 중 39세 이하 청년의 비율은 10.4%에 그쳤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8%임을 감안하면 인구 구성과 정치 대표성 사이의 간극은 크다. 비교 대상을 해외로 넓히면 간극은 더 선명해진다. 프랑스의 청년 정치 참여 비중은 23.2%, 영국은 21.7%, 독일은 11.6%다.
그렇다면 왜 청년은 출마하지 않는가, 혹은 출마하지 못하는가.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는 사진(출처 : 픽사베이)
출마를 결심한 순간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기탁금이다. 공직선거법은 2022년 개정을 통해 청년 후보의 기탁금을 일부 완화했다. 29세 이하 후보는 기탁금의 50%만, 30~39세는 70%만 납부하면 된다.
그러나 기탁금은 출마 비용의 일부일 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고한 6·3 지방선거 선거비용제한액 평균은 지역구 기초의원 4,800만원, 지역구 광역의원 5,600만원이다. 이 비용은 득표율 15% 이상을 얻어야 전액 보전받을 수 있고, 10% 이상 15% 미만이면 절반만 돌려받는다. 인지도가 낮고 득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정치 신인에게는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는 구조다. 직업 경력과 자산 축적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이 조직도 네트워크도 없이 첫 선거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수천만 원을 고스란히 떠안을 위험은 출마 결심 자체를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비용의 문을 통과하더라도 당의 공천이라는 관문이 기다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 공천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지방의회의원 선거에서 청년 후보 비율을 기초 30%, 광역 20%로 하는 안을 내놨고, 만 35세 미만 후보에게는 경선 가산점 25%를 부여했다. 국민의힘 역시 당헌·당규를 개정해 청년 공천 비율 20%를 명시하고 30세 미만 후보에게 최고 가산점을 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 방침들은 대부분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기반으로 한다. 권고이지 강제가 아니다. 실제 결과가 그것을 보여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6·3 지방선거 전체 후보자 7,828명 가운데 18~39세 청년 후보는 818명으로, 10.4%에 그쳤다. 양당이 공언한 20~30%의 절반 수준이다.지자체장 출마는 더 높은 벽이다. 이번 선거에서 청년 후보는 광역단체장 5명, 기초단체장 11명에 불과했다.
출마의 벽은 후보 쪽에만 있지 않다. 청년 유권자 자신이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도 청년 정치의 토양을 얇게 만든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이 2025년 초 실시한 정치 양극화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20대에서 41.2%, 30대에서 47.4%였다. 투표 참여율도 하향 추세다. 22대 총선(2024)에서 20대 투표율은 52.4%, 30대는 55.1%였다. 21대 총선(2020)의 20대 58.7%, 30대 57.1%에서 각각 6.3%p, 2%p 낮아진 수치다. 청년 후보를 지지할 청년 유권자가 투표장을 찾지 않는 구조는 청년이 출마를 결심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정치는 청년을 대표하지 않고, 청년은 정치에서 멀어지는 악순환이다.
변화가 없지는 않다. 39세 이하 지방선거 후보자 비율은 2014년 6.2%까지 내려갔다가 2018년 7.0%, 2022년 9.6%로 꾸준히 올랐고,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10.4%로 두 자릿수를 처음 회복했다. 2006년 지방선거(10.1%) 이후 20년 만이다. 피선거권 연령이 만 25세에서 18세로 낮아진 것도 변화를 만들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10대 후보가 7명 출마했다. 분명히 달라진 풍경이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여전히 뉴스가 된다. 예외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기탁금 감면, 가산점 부여, 공천 비율 목표 등 청년 출마를 돕기 위한 장치들은 늘었다. 그러나 10.4%라는 숫자는 그 장치들이 아직 벽을 허물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직도, 자금도, 정치적 기반도 부족한 청년이 공천 경쟁에서 현역 정치인을 이기기는 여전히 어렵다. 권고는 강제가 아니고, 가산점은 조직력의 차이를 넘지 못한다. 그리고 청년 정치인을 지지할 청년 유권자들은 정치라는 단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선거는 좀 곤란할 것 같아요." 거리에서 들은 그 말이 지방선거판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공동취재 : 최영주, 박세인, 최다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