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스타벅스코리아
[한국미래일보=김아림 대학생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통되던 5·18 비하 표현이 대기업의 공식 마케팅에 등장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월 18일 텀블러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하며 당시 계엄군의 탱크 진입을 연상시키는 ‘탱크데이’ ,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발표 문구인 ‘책상에 탁!’ 과 같은 문구를 사용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지적과 불매운동이 이어지며, 정용진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혐오 표현이 더 이상 소수의 커뮤니티 유저 사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온라인에서 5·18 혐오 표현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유통되는지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4년 12월부터 다음 해 9월까지 5·18재단과 민언련이 언론사 27곳에서 작성한 5·18 관련 뉴스 댓글을 모니터링한 결과, 1112건의 기사에서 5321명이 5·18 왜곡·폄훼·혐오·비하 내용이 담긴 댓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이 중 클린봇이 감지해 삭제된 댓글은 673건으로 8.48%에 불과했다.
SNS에서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혐오 콘텐츠가 조회수가 높게 나오고 알고리즘을 타기 시작하며 혐오 콘텐츠가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 한 번 본 콘텐츠와 관련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추천되는 알고리즘 특성이 빠른 확산에 힘을 실어준다.
이 흐름 속에서 청소년을 위한 보호 장치는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년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유튜브와 릴스 등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시청한다고 집계됐다. 정치 콘텐츠 역시 예외가 아니며,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자극적 게시물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정치적인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은 이런 콘텐츠를 접하고 맥락 없이 밈처럼 소비하기 쉽다. 역사 왜곡 표현을 문제 의식을 갖지 못하고 그저 ‘유머’로 소비하는 것이다.
김윤철 한국정치 교수는 혐오 표현이 밈처럼 소비되는 현상을 교육 공백과 감정 자극 콘텐츠의 결합으로 설명하며,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시민성이나 민주주의 감수성을 기르는 과정이 부재한 상황에서 대안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플랫폼 내부에서도 자체적인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앞으로 만 14세 이상 18세 이하의 청소년 계정에 미국의 ‘13세 이상 관람 가능’ 영화 수준에 준하는 콘텐츠 환경을 기본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국가적 차원의 법적 규제 또한 확산되는 추세다. 호주에선 이미 16세 이하 청소년의 주요 SNS 계정 생성과 보유를 제한해 대상 연령 청소년의 계정들을 차단했다.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도 청소년들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향의 규제를 추진 중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조롱과 혐오를 방치하고 조장하는 사이트는 폐쇄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논의가 수면 위로 올랐다. 다만 온라인 공간은 어느 정도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혐오 표현의 범위와 기준에 대한 합의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젠 단순히 극단적 사상을 가진 개인의 일탈에서 끝나지 않고, sns를 통해 퍼져나가며 기업의 마케팅에도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역사적 인식 없이 밈처럼 소비되는 혐오 표현은 청소년의 역사 인식과 가치관 형성에 조용히 영향을 미친다.
혐오 콘텐츠를 게시하는 개인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플랫폼의 큰 책임이 더해져야 한다. 플랫폼은 알고리즘이 이 흐름을 증폭시키는 구조를 직시하고, 역사·사회적 감수성을 갖춘 내부 검수 체계를 갖춰야 한다. 청소년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사회적 논의 또한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