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망설이는 중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한국미래일보=이효윤 대학생 기자] 택시를 잡지 못해 길가에 선 노인,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리는 중년의 모습은 우리 시대의 일상이 된 디지털 소외의 단면이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생존의 필수 역량이 된 지금, 기술의 속도가 공동체의 연결을 끊어내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이 현상은 머지않아 우리 모두가 겪게 될 미래이자,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다.
편리함의 이면에 가려진 '넘을 수 없는 장벽'
최근 거리에서 흔히 마주치는 풍경은 디지털 리터러시의 양극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원하는 목적지까지 손쉽게 호출하는 택시 어플, 터치 몇 번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키오스크는 편리함의 상징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되었다.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세대에게는 1분이면 충분한 일상이,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한 세대에게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수행 불가능한 도전이 되어가고 있다.
현대 사회의 새로운 생존 문해력, '디지털 리터러시'
여기서 말하는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기를 조작하는 기술을 넘어선다. 온라인상의 정보를 판별하고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스스로 적응해 활용하는 능력, 즉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문해력이다. 과거에는 종이 문자를 읽는 능력이 사회 참여의 전제 조건이었다면, 지금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이들은 정보접근권과 일상 속 서비스 이용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있다.
개인의 적응 문제인가, 구조적 배제인가
문제는 이러한 소외가 개인의 적응 실패가 아닌 '구조적 배제'라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효율성만을 앞세워 오프라인 창구를 폐쇄하고 디지털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강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지 못한 노년층 등 취약계층은 사회 시스템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보며 '조금 더 배우면 될 텐데'라며 쉽게 말하지만, 이러한 시선 자체가 이미 기술적 기득권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함께 연결되는 디지털 생태계를 위하여
우리는 지금 디지털 기술이 사람을 연결한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가장 능숙한 이들만 연결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더욱 고립되는 디지털 격차를 겪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소수의 특권이 아닌 모두의 권리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이 타인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이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개인의 노력이 아닌 사회적 안전망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기술은 사람을 배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넓게 연결하기 위해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누린 편리함이 누군가에게는 벽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사회가 디지털 생태계의 포용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