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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가 지우는 ‘뇌 속 백과사전’… 노화보다 치명적인 대기오염의 경고 美 연구팀, 장기 노출 시 지식·상식 관장하는 ‘의미 기억’ 능력 급감 규명 주거 지역별 보건 불평등 확인… “대기질 관리는 국가적 치매 부담 줄일 사회 정책” 박혜민 대학생 기자 2026-06-09 18:00:01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단순히 호흡기 질환을 넘어 뇌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어휘의 의미나 역사적 사실 등을 기억해내는 ‘의미 기억’ 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보다 무려 10년 이상 빠르게 진행되는 수준입니다. 대기오염이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민 보건을 위협하는 사회적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한국미래일보=박혜민 대학생 기자]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단순 호흡기 질환을 넘어 지식과 상식을 저장하는 뇌의 인지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다는 국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이러한 인지 능력 손상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보다 10년 이상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나, 대기오염 저감을 국민 보건 복지 증진을 위한 국가적 사회 정책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Gemini 생성 사진.

미국 UC 데이비스 헬스와 의료기관 카이저 퍼머넌트 공동 연구진은 50대부터 90대 성인 740명을 대상으로 거주 지역의 대기질 상태와 인지 기능 변화를 수십 년간 추적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들의 과거 5년, 10년, 17년간의 일일 초미세먼지(PM2.5) 평균 노출량을 산출해 정밀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높은 농도의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집단은 상대적으로 깨끗한 환경에서 거주한 집단에 비해 일반 상식이나 어휘의 의미, 역사적 사실 등을 기억해내는 ‘의미 기억(semantic memory)’ 영역에서 현저하게 낮은 점수를 보였다. 소득 수준이나 교육적 배경, 연령 등의 변수를 통계적으로 통제한 후에도 이러한 연관성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특히 대기 오염 물질이 뇌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인해 10년 동안 발생하는 인지 저하 폭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공간 지각이나 단기 기억력을 뜻하는 다른 인지 지표들은 초미세먼지 농도와 명확한 인과관계가 관찰되지 않아, 대기오염이 인간의 지식 저장소를 집중적으로 훼손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나아가 연구진은 이번 조사를 통해 환경 오염이 가져오는 보건의료적 양극화 현상에도 주목했다. 미국 내 흑인 계층의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백인보다 최대 2배 가까이 높은 원인이 유색인종 가구가 상대적으로 대기오염도가 높은 지역에 밀집해 거주하는 현 실태와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즉, 공해 물질 노출 격차가 고스란히 뇌 질환 발병 격차로 이어지는 사회적 불평등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공동 저자인 레이첼 위트머 UC 데이비스 헬스 교수는 “대기질 개선은 개인이 각자 도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정부의 공공 정책 조율을 통해서만 수정할 수 있는 거시적 요인”이라며, “선제적인 국가 대기질 관리가 사회 전반의 치매 발병률을 낮추고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는 실질적인 예방책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노화의 행동 및 사회경제학' 최신호에 실렸다.


이에 대해 국내 정책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의 주요 유발 원인인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 전력 수급 모델(NEW Biz) 체제로의 대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선언적 차원을 넘어, 국민의 인지 건강을 보호하고 고령화 사회의 사회적 비용을 통제하기 위해 정치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라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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