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용 시장에서는 학점이나 자격증 같은 스펙보다 인턴,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등 직무 경험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신입에게도 실무형 역량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청년들의 첫 취업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미래일보=이지현 대학생 기자]
“신입인데, 이미 경력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채용공고에는 ‘신입 가능’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인턴 경험, 대외활동,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직무 관련 자격증까지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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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학점과 어학 점수,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이 취업 준비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제 직무와 연결되는 ‘경험’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신입 취업문을 더 좁게 느끼게 만든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빠르게 현장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채용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오래 교육해야 하는 순수 신입보다 이미 유사한 업무를 경험한 지원자를 선호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고 신입’이라는 말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중고 신입은 신입 채용에 지원하지만, 이미 인턴이나 계약직, 짧은 정규직 경력 등을 가진 지원자를 뜻한다. 기업은 신입을 뽑는다고 하지만, 실제 경쟁에서는 직무 경험이 있는 지원자가 더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경우가 많다.
청년 고용 지표도 이러한 체감 어려움을 보여준다. 2026년 5월 청년층 고용률은 전년 동월보다 하락했고, 청년층 실업률은 상승했다. 전체 고용시장과 별개로 청년층의 취업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첫 일자리에 진입하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많아지면서 취업 준비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취업 준비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자격증을 많이 따거나 어학 점수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대신 직무와 관련된 인턴, 공모전, 프로젝트, 데이터 분석, 마케팅, 콘텐츠 제작 등 실무형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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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은 학기 중 학점 관리와 대외활동을 병행한다. 방학에는 인턴, 부트캠프, 직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취업 준비를 이어간다. ‘스펙’ 하나를 더 쌓는 것이 아닌, 실제 업무에 가까운 경험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청년이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보, 경제적 여유가 필요하다. 무급 또는 저임금 인턴에 참여하기 어려운 청년, 지역적 한계로 기회가 적은 청년,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청년에게 ‘경험 중심 채용’은 또 다른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청년 취업난을 단순히 “청년들의 눈높이가 높다”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청년들은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요구하는 기준은 점점 더 구체적이고 실무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첫 경험’을 쌓아야 취업이 가능한데, 취업을 해야 그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모순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직무 중심 채용 자체가 부정적인 변화만은 아니다. 지원자의 실제 역량을 확인하고, 전공이나 학벌보다 업무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신입 채용에서조차 과도한 경험을 요구한다면,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할 수 있는 통로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필요한 것은 청년 개인의 노력만이 아니다. 기업은 신입을 뽑아 성장시키는 채용. 교육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대학도 청년들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넓혀야 한다.
인턴, 현장실습, 직무 교육이 일부에게만 유리한 스펙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청년에게 열려 있는 첫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스펙보다 경험’이라는 채용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이 또 다른 장벽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다. 신입에게 필요한 것은 완성된 경력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