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최영주 대학생 기자] 서울시의회는 24일 제33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표결에 참여한 재석 의원 75명 가운데 찬성 69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통과됐다.
출처 : Unsplash
조례안은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70세 이상 시민 가운데 서울시장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할 경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교통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조례 제정으로 당장 버스비가 지원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범위, 방법 등은 서울시가 앞으로 정책으로 설계해야 한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월 최대 14회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부의 K-패스(모두의카드)를 이용하면 월 15회 이상 이용 시 최대 30% 환급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기존 제도와의 중복을 피하면서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례는 지하철에 집중됐던 노인 교통 지원의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려는 시도다.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버스 요금은 일반 요금을 그대로 부담해야 한다. 지하철역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나 언덕이 많은 주거지에 사는 고령층은 버스가 사실상 필수 이동수단이지만, 그간 교통복지의 혜택을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원은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과 연계
문제는 재원이다. 서울시의회 사무처는 70세 이상 전체 노인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 향후 5년간 누적 5788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지원 횟수를 월 14회로 제한해 연간 약 525억원 규모로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가 함께 추진하는 것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이다. 시는 연령 상향으로 연간 1100억원대의 수입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버스비 지원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쇄하고도 추가 재정 부담 없이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 조정에는 별도의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복지법상 무임승차 기준이 법률에 규정돼 있어 법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커지는 노인 인구, 달라지는 '노인'의 기준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새롭지 않다. 1984년 도입 당시와 달리 기대수명이 늘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했고 이로 인한 서울교통공사의 연간 손실액은 지난해 기준 약 3800억~4488억원 규모로 보고된다. 이런 손실 구조가 지속되면서 65세를 '노인' 기준으로 삼아온 사회복지 체계 자체를 초고령사회 현실에 맞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노인회 측은 이런 변화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60대는 건강 상태가 좋아 노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70대 이상은 지하철보다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버스 무임승차 제도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이 별도로 면담을 갖고 의견을 모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수요 이동' 변수와 예산 증액 가능성 등 과제 남아
서울시 계산대로 일이 풀릴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무임승차 연령이 올라간다고 해서 그 나이대 사람들이 곧바로 요금을 내고 지하철을 계속 탄다는 보장은 없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연령 기준이 오르면 65~69세 일부가 지하철 이용을 줄이거나 버스로 옮겨갈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 경우 서울시가 기대한 수입 증가 효과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고 짚었다. 버스 지원 횟수도 논의 과정에서 지금의 월 14회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실제 필요한 예산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 개편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두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하나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이고, 다른 하나는 시의회의 협조다. 서울시는 다음 달 대한노인회 측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내년부터 새 제도가 시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