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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막혔는데 집값은 오른다…서울 부동산, 다시 불붙은 이유 이재원 기자 2026-07-01 00:00:06

[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다주택자와 투자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온도는 쉽게 식지 않고 있다. 대출은 막혔는데 집값은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의 흐름은 분명하다. 강남권 일부 지역에 국한됐던 상승세가 성동, 마포, 동대문, 강서 등 주요 도심·역세권 지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 교통 접근성이 좋은 지역,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처럼 모든 지역이 동시에 오르는 장세는 아니지만,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 상승세가 단순한 투기 수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은 전세 불안과 공급 부족이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무주택자는 선택의 압박을 받는다. 전세를 연장하려 해도 보증금이 오르고, 월세로 전환하자니 매달 부담이 커진다. 결국 일부 실수요자는 “차라리 지금 사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가 다시 작동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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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문제도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도심 유휴부지 활용, 노후 청사 복합개발, 공공주택지구 지정, 정비사업 활성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발표 시점이 아니라 입주 시점이다. 착공과 인허가가 빨라진다고 해도 실제 주택이 시장에 공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선호 지역의 신축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장기 공급 계획만으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는 어렵다.


대출 규제의 효과도 제한적이다. 대출을 조이면 단기적으로 매수세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의 진입은 어려워진다. 그러나 현금 보유력이 큰 수요층은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을 덜 받는다. 결과적으로 대출 규제는 투기 수요를 누르는 장치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더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도 낳는다.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현금 부자에게 유리한 시장을 만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부동산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은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라 일자리, 교육, 교통, 의료, 문화 인프라가 집중된 공간이다. 수요가 쉽게 사라지기 어렵다. 지방이나 외곽에 주택을 많이 공급하더라도 서울 핵심지 수요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시장은 “어디에 얼마나 공급되는가”를 본다. 숫자로는 공급이 충분해 보여도, 수요자가 원하는 입지에 원하는 주택이 부족하면 가격 불안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보여주는 장면은 정책의 딜레마다. 대출을 풀면 가계부채와 투기 수요가 우려되고, 대출을 조이면 실수요자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해도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전세 불안은 매매가격을 자극한다. 규제와 공급, 금융과 주거 안정이 서로 엇박자를 내면 시장은 정책보다 불안을 먼저 반영한다.


결국 해법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다. 투기 수요는 관리하되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는 끊지 않는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는 현실적인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고, 도심과 역세권에는 실제 체감 가능한 공급을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전세시장 안정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 전세가 흔들리면 매매시장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는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대출 규제의 한계, 전세가격 상승, 공급 시차, 선호 입지 부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집값을 잡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시장이 불안해하는 지점을 정확히 짚는 정책이다. 부동산 시장은 구호가 아니라 숫자와 체감으로 움직인다. 대출은 막혔는데 집값은 오르는 지금의 상황은, 한국 부동산 정책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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