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고하경 대학생 기자]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작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영상 편집 기술이나 디자인 프로그램 사용 능력이 있어야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ChatGPT, Midjourney, Suno 등 다양한 AI 도구가 대중화되면서 일반인들도 손쉽게 글, 이미지, 음악 등을 제작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창작의 문턱은 크게 낮아졌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생성 콘텐츠 소비 경험 및 태도 조사'에 따르면, AI 콘텐츠를 접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73.9%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AI 생성 콘텐츠를 마주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5.1%는 최근 AI 콘텐츠 노출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인식했다.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경험률 역시 78.9%에 달했다. 이는 AI 콘텐츠 소비가 이미 대중의 일상적인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경험률이 높아지고 AI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창작 환경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사회·문화적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윤석암 숙명여대 교수는 “생성형 AI를 ‘콘텐츠 제작 영역의 진입장벽을 낮춘 기술’로 평가하면서도 창작 기회의 확대가 곧 콘텐츠 산업 전체의 민주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작은 민주화됐지만 유통과 소비는 여전히 플랫폼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창작의 문턱이 낮아진 만큼 새로운 과제도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콘텐츠 생산의 속도가 소비자의 수용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SNS와 온라인 플랫폼에는 AI로 제작된 이미지와 영상, 글이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다. 생성 비용은 낮아졌지만, 콘텐츠의 양이 급증하면서 이용자들은 오히려 선택의 어려움과 정보 과잉을 경험하고 있다.
픽플리, AI 생성 콘텐츠 거부감 형성 이유 및 세대별 분석 데이터
이 같은 콘텐츠 과잉은 소비자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픽플리가 전국 20~50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AI 생성 콘텐츠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유로는 '감정과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서'가 30.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창작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8.4%를 차지했다.
이는 이용자들이 AI 콘텐츠의 기술적 완성도보다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진정성, 창작자의 경험과 의도 등 인간적인 요소를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AI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보다, 그 콘텐츠를 신뢰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가 소비자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무한히 생산되는 AI 콘텐츠 속에서 이용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이러한 인식과 맞닿아 있다. AI는 콘텐츠를 만드는 문턱을 낮추며 생산을 민주화했지만, 어떤 콘텐츠를 선택하고 신뢰할 것인지는 또 다른 과제를 남겼다.
공동 취재: 황하영, 김서현, 고하경 대학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