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최영주 대학생 기자] 애플이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제품 구매를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메모리 공급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작 : 제미나이
가격 인상 직후 불거진 로비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이 CXMT 칩 구매 승인을 얻기 위해 미국 행정부에 로비를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한 달여 전 미국 상무부에 접촉한 데 이어 백악관 관계자들에게도 지원을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이 소식은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20% 넘게 인상한 직후 전해졌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세를 두고 지난 40여 년간 어떤 분야에서도 본 적 없는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AI발 메모리 대란이 배경
가격 급등의 근본 원인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생산능력을 고수익 제품에 집중 배치했고, 그 여파로 스마트폰과 PC에 들어가는 범용 D램까지 공급이 빠듯해졌다.
실제로 PC용 범용 D램인 DDR4 8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년 사이 약 10배 뛰었다. 서버용 DDR5 64GB RDIMM 가격도 두 배 넘게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뿐 아니라 레노버, HP, 델 같은 PC 업체들도 CXMT 메모리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XMT, 블랙리스트 올랐지만 거래 자체는 합법
CXMT는 인민해방군과의 연계 의혹으로 미국 국방부가 지정한 '중국 군사기업' 명단(1260H)에 포함된 회사다. 다만 이 명단에 오른다고 해서 거래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며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 대상 기업 목록(Entity List)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애플이 우려하는 지점은 향후 이 목록에 추가될 가능성과 미국 의회의 반발이다. 실제로 애플은 2022년에도 중국 낸드플래시 업체 YMTC 제품을 검토했다가 의회 반발로 계획을 철회한 전례가 있다.
기술력도 빠르게 성장 중
CXMT는 누적 적자에도 공격적으로 설비를 늘려왔는데 최근 메모리 가격 폭등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월 웨이퍼 생산량을 10만 장에서 20만 장으로 늘렸고 연말께 30만 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도 1년 새 3%에서 8%까지 뛰어올라 4위권으로 올라섰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배 늘어난 505억 위안, 순이익은 330억 위안에 달했다. 최근에는 텐센트와 약 29억4000만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다만 차세대 DDR5 제품의 생산 수율은 아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선두 업체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HBM 같은 최첨단 제품에서는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
미 의회에서는 즉각 동맹과의 안전한 공급망 구축이 필요한 시점에 중국 군수 관련 기업과 손을 잡는 것은 심각한 오판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로비가 성사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지만 메모리 가격 부담을 외면하기 어려운 미국 정부가 '조건부 허용'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함께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한국 기업의 HBM 경쟁력 약화 신호로 해석하기보다는 AI 투자로 메모리 공급이 구조적으로 부족해진 결과로 봐야 한다고 진단한다. 앞으로는 HBM은 한국 기업이 범용 메모리는 중국 기업이 영향력을 키우는 이원화 구조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국내 업계도 첨단 제품 초격차와 더불어 범용 제품의 원가 경쟁력 관리가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