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그룹 아이브의 안유진이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 일반분양 청약에 당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청약제도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됐으며, 당첨 시 상당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른바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다만 안유진의 당첨 주택형과 청약 방식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고, 소속사도 개인적인 사안이라며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논란의 중심에는 유명 연예인이 시세 차익이 큰 아파트 청약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이 있다. 일부에서는 높은 소득을 올리는 유명인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가져갔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했다. 일반 시민이 주택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제도의 혜택을 받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당첨 자체가 적법하더라도 사회적 책임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현행 청약 기준을 충족해 정상적인 절차로 신청했다면,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청약 참여를 포기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직업이나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특정 개인의 신청을 제한하려면 명확한 제도적 근거가 필요하다. 규정상 허용된 청약에 참여한 개인에게 결과의 불공정성을 모두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제도 문제를 도덕성 문제로 바꾸는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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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안유진 개인보다 시세 차익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청약 구조이다. 디에이치 방배는 2024년 일반분양 당시 전용면적 59㎡가 최고 17억원대, 84㎡가 22억원대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변 거래가격과 호가가 크게 오르면서 주택형에 따라 상당한 차익이 예상됐다. 일반공급 650가구 중 약 215가구가 추첨제로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가점이 낮은 청년층이나 미혼자도 자금만 확보하면 당첨될 가능성이 있는 구조였다.
추첨제는 청약 가점이 낮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수가 적은 사람은 가점제만으로 인기 지역에 당첨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분양가가 수십억원에 이르는 단지에서는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감당할 수 있는 자금력이 사실상의 진입 조건이 된다. 추첨 기회는 평등해 보여도 실제 참여와 계약 이행 가능성은 자산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여부나 무주택 자격만으로 제도의 형평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차익이 특정 당첨자에게 귀속된다면, 그 혜택을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실거주 의무와 전매 제한, 소득·자산 기준, 추첨제 비율 등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지만, 청년층의 진입 기회를 과도하게 축소하거나 현금 부자에게만 유리한 구조를 만들지 않도록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유명인의 당첨은 대중의 관심을 끌지만, 같은 조건에서 고소득 전문직이나 자산가가 당첨됐을 때도 동일한 비판이 제기됐을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유명하다는 이유로 법적 기준을 넘어선 양보를 요구한다면 공정성의 기준도 개인의 인지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회적 박탈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를 특정 인물에 대한 비난으로 해소해서는 청약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번 논란은 청약이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인지, 시세 차익을 추첨으로 배분하는 제도인지 다시 묻게 한다. 개인이 규정을 어겼다면 그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규정을 지켰음에도 결과가 불공정하게 느껴진다면 먼저 규정을 고쳐야 한다. 청약제도의 허점을 한 명의 연예인에게 책임지게 하는 순간 정작 필요한 제도 개선은 논의에서 멀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