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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팹, 머스크 생태계가 반도체 공장까지 직접 가지려는 이유 이재원 기자 2026-07-30 00:00:02

[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테슬라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새롭게 주목받은 이름은 테라팹이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협력하는 대규모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의 부지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테라팹은 배터리 생산시설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로봇, 우주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한 시설이다.


머스크가 제시한 목표는 연간 1테라와트 규모의 컴퓨팅 능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반도체 수량을 늘리는 계획이 아니라 테슬라의 자율주행 차량과 옵티머스, xAI의 인공지능 모델, 스페이스X의 우주 기반 컴퓨팅 수요를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지난 3월 공개된 계획에는 테슬라와 xAI, 스페이스X가 함께 참여하며 지상과 우주에서 필요한 연산 인프라를 장기적으로 자체 조달한다는 방향이 담겼다.


반도체 제조시설을 직접 구축하려는 이유는 공급 안정성과 원가, 설계 최적화에 있다. AI 기업들은 엔비디아 등 외부 기업이 설계한 칩과 TSMC·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체의 생산 능력에 의존한다. 수요가 급증하면 원하는 시점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고, 제품 특성에 맞춘 생산 공정 변경에도 제약이 생긴다. 머스크 생태계가 칩 설계부터 생산까지 수직 계열화를 달성한다면 차량과 로봇, 위성에 최적화된 칩을 빠르게 시험하고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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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팹은 인텔의 차세대 14A 공정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텍사스의 테슬라 시설에 시험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이후 스페이스X가 고용량 생산을 맡는 구조가 제시됐다. ASML 역시 머스크 측과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테라팹이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장비와 공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다만 기술 라이선스와 구체적인 역할 분담은 아직 완전히 확정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문제는 비용과 실행력이다. 첨단 반도체 공장은 수백억 달러의 자본과 숙련 인력, 복잡한 소재·장비 공급망을 요구한다. 자동차나 로켓을 잘 만든다고 해서 수율 관리와 미세공정 운영까지 곧바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협력할 경우 투자 비용과 지식재산권, 생산물 배분을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테라팹의 의미는 머스크 기업들이 반도체 회사로 변신한다는 데만 있지 않다.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력이 알고리즘에서 전력과 데이터센터, 칩 생산 능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다만 거대한 목표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부지 발표보다 공정 확보와 시험 생산, 수율 개선이라는 긴 검증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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