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이재원 기자] 한국과 남미 4개국 경제공동체인 메르코수르(MERCOSUR)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국과 브라질 정부는 협상 진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핵심광물과 에너지, 산업 협력 확대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로 구성된 남미 최대 경제권이다. 이 지역은 세계적인 식량 생산지이자 철광석, 리튬, 니켈, 희토류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한국이 메르코수르와의 협상에 적극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공급망은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고 공급망 불안이 반복되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졌다. 남미는 이러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서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브라질은 철광석과 농산물뿐 아니라 항공우주와 바이오에너지 산업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국가이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확대될수록 한국 기업에게도 중요한 협력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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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협상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국내 농축산업은 값싼 남미 농산물 수입이 늘어날 경우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와 철강 등 일부 제조업도 경쟁 심화 가능성을 지적한다. 반면 산업계는 원자재 확보와 수출시장 확대라는 장기적 이익이 더 크다고 평가한다.
자유무역협정은 단순히 관세를 낮추는 협상이 아니다. 공급망과 투자, 기술 협력까지 포함하는 경제 전략이다. 최근 세계 각국이 경제안보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나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한다. 따라서 공급망을 얼마나 다양하게 확보하느냐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메르코수르 협상은 이러한 측면에서 단순한 통상 협상이 아니라 미래 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협상이 성공하려면 산업별 이해관계를 세심하게 조정해야 한다. 피해가 예상되는 농축산업에는 충분한 보완 대책을 마련하고, 핵심광물과 제조업 협력에서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자유무역은 개방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미는 더 이상 먼 시장이 아니다. AI와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 시대에는 핵심 자원을 가진 국가가 세계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메르코수르 협상은 단순히 새로운 시장을 여는 일이 아니라 미래 공급망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의미를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