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배소영 대학생 기자]
무서운 속도로 일상에 보급되고 있는 무인주문기 ‘키오스크’, 이에 뒤따르는 디지털 약자의 정보격차 문제가 심각하다.
키오스크는 인건비 절감, 거래 편리성이라는 이점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다. 더불어 기기 렌털 서비스 시장의 성장으로 손쉽게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이제는 ‘들여놓지 않을 이유가 없는 기기’가 된 것이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외식업체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외식업체 무인주문기 사용률은 전체의 6.1%에 다다른다. 2020년엔 3.1%, 2021년엔 4.5%로 증가율 또한 커지는 추세이다.
키오스크를 사이에 두고 많은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편의를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두려움을 안겨주는 키오스크를 마냥 ‘편리한 기기’라 부를 수 있을까.
한국소비자원이 2022년 9월 발표한 키오스크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약자층의 키오스크 접근성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 영화관, 주차장 등 서울·경기에 있는 키오스크 20대를 모니터링 한 결과 20대 중 14대(70%)꼴로 이용 방법 표시가 부족하거나, 주요 정보의 글씨 크기가 작았다. 시각, 인지 기능이 저하된 60대 이상의 고령층은 키오스크 속 밀집된 정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마당에 이용 방법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작은 글씨로 적힌 정보들을 이해하고, 제한 시간 안에 주문을 완료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실제 한소원 설문 결과 연령대별 키오스크 이용 만족도 조사에서 60대 이상이 5점 만점 중 3.31점으로 가장 낮았다.
시·청각장애인 이용을 위한 대체 콘텐츠는 스무 대 모두 제공하고 있지 않았다. 점자 표시가 있거나, 사람을 인식하고 음성 안내가 나오는 기기는 지하철역 무인 발권기 1대가 유일했다. 지체장애인의 사용 환경은 더욱 열악했는데, 휠체어 사용자가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최대 높이는 1,220mm이지만 20대 중 17대는 모두 스크린의 높이가 1,220mm를 넘었다. 작동 자체나 결제 단계는 시도조차 불가능한 것이다. 디지털 기기 특성상 앉은 위치에서 화면 반사가 심해 화면 내용을 볼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복지부와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22년 12월 기준 국내 등록장애인은 265만여 명으로 전체인구 대비 2.5%, 2022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여 명으로 전체인구의 17.5%이다. 마냥 소수라고 간주하기 어려운 수의 사람들이 생활의 ‘편(便)리’가 아닌 ‘불편(便)’을 안고 살아간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의 키오스크 접근성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올해 1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개정한 바 있다. 개정안은 키오스크에 있어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공간 확보, 점자블록 제공, 장애 유형을 고려한 의사소통 수단 마련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예외 조항을 두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50㎡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기기 교체 없이 키오스크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보조적 수단만 갖춰도 무관하다는 조항, 기기 렌털 기간을 고려해 3년간 적용을 유예하는 조항 등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키오스크의 도입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정부의 끊임없는 고민과 제도적 보완은 당연한 숙제이다. 실질적 효과가 보장될 수 있는, 제도의 사각지대 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유의미한 해결책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편리한 상황을 자주, 손쉽게 겪어온 사람들은 어느새 이를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누구나 이를 누릴 수 있을 거라 ‘세상 편해졌네.’ 생각하며 키오스크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알아채지 못한다. 이 지점에서 한발 더 나아간 생각은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된다. 키오스크를 둘러싼 문제는 기기를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이 기능이 누구에게는 어려울 수 있겠네.”라는 경험 속 인식부터, “이렇게 보완하면 어떨까요?”하는 직간접적인 문제 제기까지. 작더라도 하나둘 모이는 목소리는 키오스크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편의기기로 만들어 주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