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치른 총선 결과는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초접전이었다. 개표방송 시청률 1위를 기록한 MBC는 선거방송 이후 '화제의 당선인' 코너를 통해 여론의 주목을 받는 당선인들을 집중 포커스했다.
이에 빗대어 SNS 일각에선 최연소 여성 후보자부터 부정개표 이슈가 일어났던 지역구 후보자까지, '화제의 낙선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험지에서 이뤄낸 지지율 33.1%, 최연소 청년 후보 우서영
우서영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자기 고향 창녕군이 속한 경남 지역구의 후보로 출마했다. 경남 지역은 본래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지역으로, 우 후보가 속한 민주당 입장에선 '험지'라 불린다. 시골 특성상 후보자들의 연령대가 높은 축에 속하며, 한 번 당선된 후보나 당이 바뀌는 일도 잘 없다.
이 모든 우려를 받고 출마한 우 후보는 33.1%의 지지율과 함께 낙선했다. 4년 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21대 총선 조성환 후보가 30.2%를 얻었고, 우 후보가 만 28세의 어린 여성 후보라는 점을 생각하면 '선전했다'는 평이 많다.
지난 11일 자신이 출마했던 지역구를 돌며 낙선인사를 하는 우 후보. 출처=우서영 'X(구 트위터)' 계정우 후보는 '여성'과 '청년', '민주당'이라는 조건을 갖고도 경남 지역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제가 나고 자란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던 바 있다. 우 후보는 총선 다음날인 11일 오전 창녕, 의령, 함안, 밀양 4개 시군을 차례대로 돌며 낙선 인사를 했다.
선거 초반부터 '최연소 후보'로 주목받았던 우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빨간 신호등이 아닌 파란불을 보며 더 열심히 달리겠습니다."라고 낙선 소감을 밝혔다.
사라진 투표함 3개? 재검표 요구하다가 돌연 승복한 남영희 후보
11일 개표 당일, 인천 동·미추홀구에서 투표함 3개가 사라진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인천 동·미추홀구는 1,025표 차로 국민의힘 윤상현 후보가 우승한 지역으로, 탈락한 남영희 민주당 후보는 "관외 사전 투표함 7개 중 3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재검표를 주장했다. 남 후보는 "사전 투표함이 7개인 것을 확인했는데 집계표를 정리해 보니 1~3번 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심야에 업로드 된 남 후보의 게시물 사진. 출처=남영희 인스타그램 계정
남 후보는 11일 오전까지도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위원들이 투표함의 행방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남 후보가 지목한 인천 동·미추홀구의 관외 투표수는 1만 2,200개로, 민주당이 개표를 확인한 건 7,000개 정도였다는 것이다. 약 1,000표 차이로 낙선했는데, 5,000표의 행방이 묘연하니 재검표를 요구한 것이다.
남 후보가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투표함 3개가 사라졌는데 집계표는 제대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5,000표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에서 12,000표의 집계가 이뤄진 것. 그러나 선관위 위원들이 11일 오전 투표함을 찾아오자, 남 후보는 돌연 개표 결과에 승복하겠다 밝혔다. 앞서 21대 총선에서도 남 후보는 윤상현 후보에게 171표 차로 낙선한 후 재검표를 요구했으나 결국 승복했던 경험이 있었다.
남 후보를 지지하던 SNS 이용자들은 '남 후보가 더 큰 부담을 지우는 걸 포기하고 결과에 승복'했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한편 개표함 관리 소홀 및 집계표 오류를 일으킨 선관위 측에 문제를 제기하는 여론도 일고 있다.
'경찰국 신설 반대' 류삼영·이지은 후보, 각각 8%와 0.6%로 밀려
작년 8월 31년 만에 경찰국이 부활했다. 당시 총경이었던 류삼영 후보와 이지은 후보는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극구 반대 하며 전국 총경 회의를 주도했던 바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런 경찰의 집단행동을 '쿠데타'에 비유하며 강력 비판했었다.
당시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부터 국무회의 의결까지 불과 열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국민의 권리나 의무, 또는 일상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통상 입법예고 기간인 40일을 4일로 줄이기도 했다.
류삼영 후보와 이지은 후보. 출처=연합뉴스
류 후보와 이 후보는 이에 맞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것이야말로 헌법 질서를 교란하는 '쿠데타적 행위'라 생각한다"며 "경찰국 신설은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적법성 문제를 검토 후 해도 늦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었다.
특히 류 후보가 출마한 서울 동작구 을 지역은 이재명 대표가 6차례 유세 지원을 나갈 정도로 공들였으나, 결국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에 밀려 8% 차이로 패배했다. 마찬가지로 마포구 갑에 출마한 이지은 후보는 출구 조사 결과와 달리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599표 차로 밀리며 낙선했다. 두 후보 모두 정치신인이라 지지기반이 없었다는 점이 대표적인 낙선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막말 논란' vs '대파 이슈'? '다윗과 골리앗' 비유한 이수정 후보
수원시정에서는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김준혁 후보에게 2,377표 차로 밀렸다. 이수정 후보는 경기대학교 범죄 교정심리학과 교수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다수 출현해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후보였다. 20년 1월 더불어민주당에서 21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 제안이 있었으나 거절했으며, 같은 해 3월 여성의당에 외부 자문가로 합류했다. 이후 22대 총선을 위해 국민의힘 인재 영입에 응했으나, 그 과정에서 신남성연대의 영입 반대 서명운동 등 잡음이 많았다.
또한 이수정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이후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주장을 이어가 여성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샀던 바 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875원은 한 단 아닌 한 뿌리 가격"이라며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릴스를 찍어 논란이 됐고, 다음날인 26일에는 "오늘 제가 아주 대파 격파한다"며 대파 한 뿌리의 가격을 계산하는 영상을 올려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올라왔던 이 후보의 영상. 현재는 삭제됐다. 출처='X(구 트위터)' 캡처
그러나 상대 후보인 민주당 김준혁 후보 역시 22년 8월 '김용민TV'에서 했던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됐다. 그는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대 학생들에게 성 상납을 시켰다"는 발언으로 비판받은 바가 있다.
SNS에서는 성희롱이나 다름없는 발언을 한 김 후보가 여성 후보인 이 후보를 꺾은 것에 아쉬워하는 여론도 있었으나, 이 후보가 "구조적 차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에 배신감을 느끼는 여론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의 주요 키워드였던 '정권심판론'과 '대파값 이슈'가 지지율에 큰 영향을 준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애초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며 "연구실서 함께할 것"이라 낙선 소감을 밝혔다.
[한국미래일보=최세희 대학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