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세월호 10주기를 앞두고 이를 주제로 한 다양한 도서와 영상, 전시회 등이 나오고 있다. 세상을 떠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만든 다큐멘터리부터 세월호를 한 마리 고래에 빗댄 작가의 그림책, 10년 동안 쌓인 다양한 전시작들까지. 16일에 감상하기 좋은 작품 및 전시회 5편을 소개한다.
1. '참사 이후 평범했던 아버지는 카메라를 들었다',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
"아이는 떠났지만 왜 죽었는지는 알아야 했기에,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하기에, 우린 더 바삐 움직였다" - <바람의 세월> 중
<바람의 세월>은 고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문 감독이 지난 10년간 '세월호 사건의 유족'으로써 겪은 일들을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 예고편 영상. 출처 = '시네마 달' 유튜브 캡처영화에는 세월호가 정치판에서 어떻게 다뤄져 왔는지, 세월호 유족이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일들을 겪어야 했는지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문 감독이 10년간 촬영한 5천여 개의 영상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돼 스크린에 오른다.
<바람의 세월>은 지난 3일 개봉돼 전국 영화관과 독립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사진 참고)
'연분홍치마' 페이스북에 공개한 <바람의 세월> 상영관 리스트
2. '나는 증거다. 언제까지고 눈을 부릅뜨고 참사를 증언할 것이다' 세월호가 전하는 그날의 이야기, <세월 : 1994-2014>
'왜 탈출시키지 않는 거지? 왜 구조하지 않는 거지? 나는 수많은 의문을 품은 채 바다로 가라앉았다." - <세월 : 1994-2014> 중
<세월 : 1994-2014>는 문은아 글작가와 박건웅 그림작가가 3월 20일 함께 출간한 그림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참사의 과정을 세월호의 일인칭 시점에서 전한다. 그림책은 1994년 일본에서 태어나 18년 넘게 운항한 세월호가 왜 진도 앞바다에서 304명의 희생자와 함께 생을 마무리해야 했는지를 묻는다.
<세월 : 1994-2014>의 글과 그림 일부. 출처 = 알라딘 페이지 캡처
박건웅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전작과 달리 서정적인 유화풍의 그림을 택했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시간은 약이 아니다. 치유되지 않고, 기억하지 않고, 무뎌지고, 잊히는 건 약이 아니다'라며 독자에게 세월호를 계속 기리길 권했다.
문은아 작가는 작가 소개를 통해 세월호를 한 마리의 고래에 비유했다. 그는 '2022년 10월 29일(이태원 참사) 이후 다른 고래가 나에게 왔다. 또 함께 살아볼 생각이다'며 앞으로도 수많은 참사의 희생자를 조명할 것임을 밝혔다.
<세월 : 1994-2014>는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3. '유가족다움'을 깨고 연기하길 택한 엄마들, <장기 자랑>
"엄마가 애 보내고 나서 뭐가 그렇게 좋아가지고 저렇게 살 수 있지? 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나는 더 멋지게 살고 싶을 때도 있어요." - <장기 자랑> 중
영화 <장기 자랑>은 20년 9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개봉한 이후 매년 꾸준히 스크린에 오르고 있다. '할머니의 먼 집'을 통해 사회의 이면을 예술적으로 다뤄내는 역량을 증명한 이소현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장기 자랑> 일러스트 포스터.
영화에는 4.16 가족 극단 '노란 리본'에서 활동 중인 엄마들이 등장한다. 집 밖을 나서기 힘들어 했던 엄마들은 단원으로 활동하며 자작 연극 '장기 자랑'을 올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질투와 갈등이 발생한다. 눈물 흘리고 가슴 아파하는 모습만 보이길 강요하는, 이 시대의 '유가족다움'을 정면으로 깨버린 것이다.
연극은 예술치료에 자주 쓰이는 방법 중 하나다. 상처받고 침묵하는 대신 유쾌하게 자신의 아이를 연기하길 택한 엄마들의 이야기는 유튜브를 통해 구매 또는 대여 가능하다.
4. 언론이 기록한 세월호의 모습, <기억은 힘이 세지>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이 '승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낸 건 참사를 잇는 또 다른 참사였다. 몇몇 방송기자는 유가족에게 무리한 인터뷰를 요청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고, 또 몇몇 방송기자는 참사 현장을 목도하고 충격에 아예 기자 일을 그만둬버리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경향신문과 민중의 소리, 시사인, 오마이뉴스, 한겨레신문 기자들이 지난 10년 간의 기억을 보도사진으로 기리기 위해 모였다. 10년 간의 보도사진은 해를 거듭할수록 참사에 대한 관심과 주요 이슈가 변화함을 보여준다. 2014년에 빼곡했던 사진들은 3년 만에 확 줄었고, 20년도에 이르자 거의 텅 빈 모습을 보여준다.
23년도 <기억은 힘이 세지> 보도사진전 포스터. 출처 = 4.16 재단 페이스북
전시를 주관한 4.16 재단은 보도사진을 통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더욱 강력히 기억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의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며 전시 취지를 밝혔다.
<기억은 힘이 세지> 사진전은 4월 1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아르떼숲에서 진행되며, 2차 전시는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중구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진행된다.
5. 참사를 둘러싼 3개의 바다, <우리가, 바다>
화랑유원지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가 설치됐었다. 10년이 흐른 지금, 그 자리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에서 참사 10주기를 맞아 <우리가, 바다> 전시회가 개최됐다.
<우리가, 바다> 전시전 포스터. 출처 = 경기도미술관 홈페이지
전시회는 참사가 발생한 바다를 3가지 관점으로 나누고, 각 주제에 따라 총 17개 팀의 작품 44점을 전시했다. 3가지 관점에는 참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억하자는 '바로 보는 바다', 사회가 전해야 할 위로를 담은 '바라보는 바다', 참사와 관련한 모두의 바람을 담은 '바라는 바다'가 있다.
전시에서는 참사와 재난을 다룬 작가들의 회화, 조각, 영상, 설치미술, 퍼포먼스 외에도 유가족이 직접 제작한 유리 공예나 압화, 터프팅 등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우리가, 바다>는 4월 12일부터 7월 14일까지 경기도 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한국미래일보=최세희 대학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