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최윤희 대학생 기자]
KBO는 2024년 올 시즌부터 전 세계 프로야구 중 최초로 1군 경기에 ‘자동 볼 판정 시스템’ (ABS), 일명 로봇 심판을 도입하였다. 그런데 개막 직후부터 꾸준히 ABS의 판정에 대한 현장의 불만과 각종 논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 (ABS)은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하여 투구의 위치값을 추적해 스트라이크를 판정한다. 해당 투구의 판정 결과가 심판에게 음성을 통해 자동 전달되면, 심판은 ABS가 판정한 스트라이크 또는 볼을 경기장에서 즉시 선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ABS의 도입 배경에는 스트라이크 존의 일관성을 유지해 판정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심판과 선수들 간의 감정 싸움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원활한 경기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개막 후 ABS가 도입된 경기들을 치뤄본 키움의 홍원기 감독은 27일 삼성전 경기를 앞두고 “솔직히 갸우뚱할 때는 있어도 불만은 없다. 저희 팀은 100% 찬성”이라며 형평성 논란이 없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한 두산의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은 “투수로서 일정한 존이 정말 중요하다. ABS 시스템을 직접 경험해 보니 존이 일정한 게 느껴져서 너무 마음에 든다.”라며 ABS 시스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ABS 시스템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현장의 목소리도 분명히 존재하고 대다수의 팬들 역시 공정성에 대한 공감대를 토대로 ABS 시스템 도입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ABS의 스트라이크 존과 판정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으며, KBO 리그의 유명 베테랑 선수인 류현진, 황재균 선수의 ABS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문제 제기로 ABS 판정은 더욱 논란이 됐다.
사진=Unsplash
지난 24일 KT전에 등판했던 한화의 선발 투수 류현진 선수는 3회말 조용호의 타석에서 받은 볼 판정에 대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불만을 토로했다. 류현진 선수는 경기가 끝난 직후 “거의 같은 높이였는데 어떤 공은 볼이고, 어떤 공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KBO는 류현진 선수가 공개적으로 ABS 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다음날 26일에 이례적으로 ABS 추적 데이터를 공개함으로써 류현진 선수가 문제 제기한 투구의 경우 끝면 존 하단 0.78cm 차이로 볼 판정을 받았다며 ABS의 스트라이크 존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류현진 선수의 문제 제기에 이어 지난 26일 SSG전에서 KT 황재균 선수가 몸쪽 낮은 쪽으로 날아온 공을 포수가 놓쳤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판정을 받자 헬멧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며 ABS 판정에 격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이계성 주심이 즉각 퇴장 조치를 내렸으며, ABS 도입 이후 볼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퇴장을 당한 선수는 황재균 선수가 처음이자 유일하다. 경기 직후 황재균 선수는 “헬멧을 내던진 행동은 분명한 내 잘못”이라면서도 “마지막 공은 도저희 납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선수들과 충분한 상의 없이 (KBO가) ABS를 성급하게 추진한 것 같다. 2군에서 4년 동안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도를 높였다고 했는데, 그때는 (홈플레이트의) 중간면만 보고 측정했다. 올해 ABS는 끝 면이 추가됐다. 그러면 2군에서 4년 동안 시범적으로 시행했던 데이터는 무의미한 거 아닌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ABS는 스트라이크 존 문제 이외에도 빈번해진 ABS 추적 실패 오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7일과 28일 양 일간 진행된 KBO 리그 경기들에서 ABS 추적 실패가 무려 총 8차례에 걸쳐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주심 재량으로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정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KBO는 ABS 추적 오류의 원인이 벌레 등 이물질의 ABS 카메라 영역 침범에 있다고 추정하며 여름철 날벌레 이슈를 대비하기 위한 방재 작업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ABS 추적에 오류 발생 시의 주심 판정 매뉴얼을 더욱 보완하여 영상 자료 등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그러나 특히 잠실구장의 경우 초여름부터 여름 내내 수많은 날벌레가 야구장 곳곳을 날아다니기 때문에, 팬들의 입장에서도 추적 실패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ABS 도입 후 ABS와 관련된 불만과 문제점이 끊이질 않다 보니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관계자는 ”선수들이 선수협 차원에서 대처해 달라는 요청을 한다”며 “ABS 준비가 미흡했다.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고 ABS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에 입장 표명을 비롯한 다양한 대응 방법을 고심 중”이라 밝혔다. 이에 따라 선수협은 빠른 시일 내로 ABS에 대한 관련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결국 경기를 치뤄갈수록 현장에서는 ABS에 대한 의구심과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KBO는 현재 시종일관 ABS 시스템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판과 선수들의 심리적인 갈등과 오심을 없애고 공정한 판정을 내리고자 ABS가 도입된 것인데, 결국 또 다른 논란과 갈등들이 초래됐다.
물론 ABS가 올 해 처음, 전 세계 최초로 도입된 것이므로 시행착오 없이 처음부터 100%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미 ABS는 도입되었기 때문에 우선 현장의 선수들과 감독들도 이전의 오랜 경험으로 확립된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과 달라진 ABS 존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KBO 역시 ABS의 신뢰도를 높이고 잡음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노력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