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김서현 대학생 기자]
■ "함께 울고 웃는 경험", 다시 극장으로
영화<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사진=쇼박스)
OTT 플랫폼이 일상이 된 시대에 극장은 점점 설 자리를 잃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26년, 관객들은 다시 극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개봉 한 달여 만에 누적 관객 1,000만 명 돌파를 앞둔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불러온 변화다. 스크린 속 이야기는 집단 경험으로 이어지며 지역 문화 활성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비운의 어린 선왕 단종과 그의 유배지 청령포 사람들의 애환을 그려내며, 관객들로 하여금 같은 공간에서 감정을 공유하게 만들었다. 집단적 몰입은 긴 여운을 남겼고, 이는 실제 촬영지에 방문하여 영화의 감정선을 직접 느끼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 영화 한 편, 지역 문화를 재조명하다
영월군 제공
영화의 배경이자 단종의 흔적이 남은 강원도 영월군은 지금 ‘왕사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3일 영월군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를 찾은 방문객은 3만 8,223명으로, 지난해 대비 약 8배 폭증했다. 단종의 묘소인 장릉 역시 전년 대비 9배가량 늘어난 2만 6,578명이 방문했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청령포에 2시간 대기 줄이 생기고, 연휴에는 입장이 제한되는 공지까지 업로드됐다.
영월군은 고조된 역사적 관심을 오는 4월 24일부터 열리는 '제59회 단종문화제'로 이어갈 계획이다. 단종문화제는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역사적 의미와 지역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영월군 대표 축제로,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관광객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계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은 단종문화제 참석을 전했으며 배우들은 여러 홍보 영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현상은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는 스토리텔링이 실제 경제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보여준다. 영월군 관계자는 “이 영화는 영월이 우리 역사 속 중요한 공간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며 “많은 관광객이 영월을 찾아와 단종의 숨결을 느끼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왕과 사는 남자>가 증명한 것은 단순 흥행이 아닌, ‘집단 경험의 가치’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누군가와 감정을 공유하길 원하며, 그 경험이 실물 경제와 지역 문화를 움직이는 거대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영화 한 편이 바꾼 영월의 풍경은, 오늘날 문화 콘텐츠가 지향해야 할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