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이현의 대학생 기자]
제로의 배신 (Chat GPT 생성사진)
'0칼로리' 탄산음료와 '지방 0%' 요거트 등 이른바 '제로'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최근 국제 학술지들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우리가 건강식으로 신뢰해 온 이 제품들의 이면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식품들이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UPF)'의 범주에 속하며, 장기 섭취 시 공중보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흡연의 위해성과 비견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 무설탕의 가면을 쓴 '헬스 워싱(Health-washing)'의 역설
식품 산업계는 소비자 요구에 맞춰 지방과 설탕을 줄인 제품을 대거 출시해 왔다. 그러나 식품영양학적 관점에서 볼 때, 특정 성분을 제거한 빈자리를 질감과 풍미로 채우기 위해 감미료, 유화제, 증점제 등 다양한 산업용 첨가물이 투입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전형적인 '헬스 워싱(Health-washing)'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단순히 영양 성분표의 숫자만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건강식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고도로 가공된 식품 구조(Food Matrix)는 인체의 대사 조절 능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으며, 저칼로리라는 명분 뒤에 인체가 처리하기 힘든 화학적 첨가물들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뇌의 보상 회로를 장악하는 '초가공 설계', 중독의 늪인가
2026년 2월, '밀뱅크 쿼터리(The Milbank Quarterly)'에 게재된 논문은 초가공식품의 제조 방식이 인간의 보상 체계를 자극하도록 정밀하게 '엔지니어링(설계)'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이 뇌의 도파민 경로를 자극하는 방식이 니코틴의 중독 기제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맛있는 수준을 넘어 뇌가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중독적 갈망' 상태로 몰아넣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식품 기업들이 소비자의 입맛이 아닌 뇌의 중독 회로를 '해킹'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현대 식품 산업의 구조적 특징이 의도치 않게 과도한 섭취를 유발하는 환경을 조성했음을 시사한다.
◇ 32가지 질환과의 통계적 연관성 확인
실제로 세계적인 의학 저널 BMJ(2024.02)에 게재된 약 1,000만 명 대상의 대규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의 높은 섭취량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심각한 불안, 우울증, 제2형 당뇨 등 무려 32가지 질환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바(NOVA) 분류 체계'상 가장 높은 가공 단계인 4군(초가공식품)에 속하는 제품들은 자연 식품에 비해 영양 밀도가 낮고, 장내 미생물 환경을 교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 "성분보다 '가공 정도'에 주목해야"
이제는 단순히 칼로리나 특정 영양소의 함량만 따지는 시대에서 '가공의 정도'를 확인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식품 업계 역시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고 첨가물을 최소화하는 '클린 라벨(Clean Label)'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장의 영양 전문가들은 "소비자는 제품 선택 시 원재료의 형태가 최대한 보존된 식품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며, "정부와 산업계 또한 초가공식품의 위해성을 알리는 투명한 정보 제공과 함께, 건강한 식품 선택을 돕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