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일보=황다희 대학생 기자]
석계역 1번 출구 인근에는 오랜 시간 학생들의 배를 채워온 작은 가게가 있다. 큼직한 토스트와 햄버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마시써머거바’다. 특히 학생 메뉴인 ‘성실 버거’는 2천 원이라는 가격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고물가 시대에도 2016년부터 가격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눈길을 끈다.
석계역 1번 출구 인근에 있는 "마시써머거바"
“학생들은 엄마한테 용돈 받아 쓰잖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더라고.”
마시써머거바 사장님은 학생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그 이유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과 삶의 경험이 담겨 있었다. 사장님은 원래 꽃집을 운영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화재로 꽃가게가 불타며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워졌다. 그녀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했다”라며 “제일 돈 안 들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게 토스트였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길거리 전봇대 앞 작은 자판에서 시작했다. 상자를 깔고 가스버너 하나로 토스트를 만들었고, 이후 리어카 장사를 거쳐 지금의 가게 자리까지 오게 됐다. 그렇게 이어진 시간이 어느덧 36년이다.
"마시써머거바" 메뉴
“처음에는 토스트만 했어요. 그러다가 여기로 옮기면서 햄버거도 같이하게 된 거죠.”
현재는 친언니와 함께 가게를 운영 중이다. 처음 장사가 자리를 잡자, 언니에게도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이후 석계역 인근에 2호점도 생겼다. 마시써머거바가 학생들 사이에서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단순한 ‘가성비’ 때문만은 아니다. 사장님은 학생메뉴를 만든 이유에 대해 자신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어릴 때 용돈이 없어서 아끼려고 걸어 다녔거든.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 마음이 보여.”
그녀는 학생들이 가게 앞에서 햄버거를 먹지 못한 채 바라만 보고 가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친구 여러 명이 함께 와도 일부만 음식을 먹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나처럼 없는 학생들도 많잖아. 그래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만들고 싶었어.” 그렇게 시작된 학생 가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사장님은 새벽에 직접 가락시장을 찾아 재료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학생 메뉴에서 남지 않는 수익은 일반 메뉴 판매로 채운다. 사장님은 “어른들 메뉴에서 남는 걸로 학생들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장사를 이어오며 기억에 남는 손님도 많다. 특히 한 손님과 실랑이가 벌어졌던 순간, 학생들이 나서 사장님 편을 들어줬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학생 두 명이 딱 앞을 막아주더라고. 그때 정말 고마웠지.” 사장님은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실향민 부모 아래에서 자라 친척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예뻐. 서 있는 것만 봐도 마음이 쓰여.”
마시써머거바이어 그녀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도 전했다.
“나처럼 외롭지 않게,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사장님은 마시써머거바의 철학에 대해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라고 말했다.
“돈이 없어도 와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곳, 학생들이 오래 기억해 주는 가게였으면 좋겠어요.”
36년째 석계역을 지키고 있는 작은 가게에는 단순한 햄버거와 토스트 이상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