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빈 대학생 기자
[한국미래일보=이수빈 대학생 기자] 한때 모든 국민이 저녁 9시 뉴스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일요일 저녁이 되면 다같이 개그콘서트를 보며 지나간 주말에 아쉬워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방송과 미디어의 중심이 TV에서 개인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더 이상 방송국 앵커와 연예인만이 화면에 나오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그 누구든 카메라만 있다면 화면에 나와 수만 명의 구독자를 키우고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송길영 작가『핵개인의 시대』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존재를 ‘핵개인’이라 정의한다. 이 책을 통해 미디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쓴 송길영 작가는 기술 발전과 여러 플랫폼의 확산을 통해 조직 중심 사회에서 개인 중심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미어프로 같은 전문가 편집프로그램이나 숏츠 제작용 AI 툴들이 대중화 되면서 개인이 출연부터 편집까지 1인 방송국이 되어 중간 관리자 없이 원하는 컨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컨텐츠 기획부터 출연, 마케팅까지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면서 업무 방식의 변화 뿐만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하나의 컨텐츠가 되고 있다.
다양한 미디어 종류 (출처-Freepik)
기존의 매스미디어는 대형방송국에서 전문인력을 통해 뉴스를 생산하며 정보 전달자와 수용자가 명확히 나뉘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 팟캐스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누구나 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었다. 이를 두고 송길영 작가는 “이제는 미디어의 권위보다, 개인의 서사가 더 많은 영향력을 갖는 시대”라고 말한다.
이제 가장 흥미로운 컨텐츠는 개인의 아이덴티티에서 나온다. 개인의 일상을 소개하고,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전문성을 공유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구축한다. 이처럼 개인은 방송국 없이도 자신만의 채널을 만들어 공동체 속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며 단기적인 컨텐츠 뿐만 아니라 퍼스널 브랜딩까지 이루어낸다.
『핵개인의 시대』는 이러한 흐름이 유행이 아니라, 미디어와 산업 구조 전체를 뒤바꾸는 메가트렌드라고 강조한다. 방송국도 이제 콘텐츠의 주체를 다시 설정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방송국만이 가지는 권위성과 신뢰성을 지키는 동시에, '날 것'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포맷과 플랫폼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면, 아무리 개인 플랫폼들이 유니크한 아이덴티티를 선보일지라도 방송국은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플랫폼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